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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피해자들은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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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피해자들은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

입력
2017.08.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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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서울 곳곳 일본 규탄 집회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목소리

일제강제노역피해자전국연합회는 15일 오전 “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현 일본 대사관 건물 앞과 옛 일본 대사관 앞 인도에 빨간 리봇을 단 못을 박는 기공식을 열었다. 이상무 기자
일제강제노역피해자전국연합회는 15일 오전 “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현 일본 대사관 건물 앞과 옛 일본 대사관 앞 인도에 빨간 리봇을 단 못을 박는 기공식을 열었다. 이상무 기자

72주년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단체 집회가 열렸다.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일제 강점기 피해자 유족들과 강제 노역 피해자들부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주장하는 대학생들 목소리로 광복절 오전이 가득 찼다.

‘일제강점기피해자전국유족회(유족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 “위안부,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법률적 손해배상을 진행하라”고 일본 정부에게 강하게 요구했다. 손일석 유족회 회장은 “비가 쏟아져 내려도 오늘 모인 이유는 피해자들은 아직도 해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고통은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최귀옥(87)씨는 어린 나이(9세)에 전북 해주군에 상주한 일본군 부대 잡일에 동원됐다고 한다. 최씨는 “너무 어릴 때 끌려가 일도 제대로 못하니 많이 맞았다”며 “이 나이에도 그때 억울한 게 아직도 풀리지 않아 한 마디로 얹어 보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세 중·일 전쟁에 징용된 성동호(95)씨는 “강제 징용 사과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성씨는 “그때는 조선이랑 일본이 같은 나라가 됐으니 국민이면 싸우러 가야 한다고 해서 끌려갔다”며 “내가 갑자생인데, 그래서 우리를 ‘묻지마 갑자생’이라 불렀다. 내 군인 동기가 36명이었는데, 지금은 3명 남았다. 지금이라도 사과를 받고 싶다”고 힘겹게 말했다.

‘일제강제노역피해자전국연합회(연합회)’에서 강제 징용 노동자상 설치를 촉구하는 집회도 이어졌다. 장덕환 연합회 사무총장은 “강제 징용 피해자 103만명의 한이 잊혀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는 이제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에게 시효 없는 정의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합회 측은 “그 상징으로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현 일본 대사관 건물 앞과 옛 일본 대사관 앞 인도에 빨간 리봇을 단 못을 박는 기공식을 열었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은 가로 세로 2미터 높이 3미터 크기로, 노동자 뒤로는 탄광을 연상케 하는 조각과 강제징용 ‘36개월’ 글씨를 선명하게 새겨 넣을 예정이다.

진보성향 대학생 모임 ‘2017 대학생통일대행진단 준비위원회’와 대학생겨레하나, 평화나비네트워크는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외 군사 의존도를 강화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재검토하겠다면서 한일군사협정은 안보 위기를 이유로 문제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일본에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할 수 있는 시한인 이달 24일까지 9일 남았음을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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