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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기승 일본, 야간 열사병 사망자 문제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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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기승 일본, 야간 열사병 사망자 문제로 비상

입력
2017.08.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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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비용 아끼려는 노인 사망자 크게 늘어

일본 전국 각지에서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도쿄 다이바 공원에서 한 남성이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 도쿄 AP=뉴시스 자료사진
일본 전국 각지에서 35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도쿄 다이바 공원에서 한 남성이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 도쿄 AP=뉴시스 자료사진

야간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증가하면서 일본이 ‘야간 열사병 사망자’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15일 도쿄도(東京都)의 사망자 분석기관인 감찰의무원에 따르면 2012~2016년 도쿄 23구 하절기(6~9월) 열사병 사망자(310명) 중 81명이 야간(오후5시~오전5시)에 발생했다. 4명 중 1명꼴로 야간에 사망한 셈이다. 같은 기간 낮 시간(오전5시~오후5시)사망자는 119명, 사망 시간불명은 110명이었다. 실내에서 사망한 경우가 전체 90%(278명)였으며 이 중 239명이 에어컨을 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야간 사망자 81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80%를 차지했고, 이 중 80%인 65명은 실내에서 냉방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올해 역시 지난 13일까지 열사병 사망자 14명 중 4명이 밤에 변을 당했다. 도쿄도 보건당국은 “노인은 한낮 더위로 쇠약해지고 밤에 증상이 심화돼 사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다리에 쥐가 나는 열사병 초기증상을 호소한 노인 중에는 전기요금이 신경쓰여 밤에 에어컨을 틀지 않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열대야 현상은 일본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기상청이 지바(千葉)현 등 전국 13개 지역 열대야 일수를 측정한 결과 1931~1940년 평균 11.2일이었던 열대야 일수(日數)는 2005~2014년 24.7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도쿄(4.9배), 요코하마(5.4배), 나고야(41.1배), 교토(15.8배)와 같은 도시지역은 과거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밤 시간 온도가 상승했다. 낮 시간 아스팔트 지면이나 콘크리트 건물에 축적된 열이 야간에 방출되면서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도심 열섬 현상’때문이다.

특히 노인들은 체내에 수분을 축적하는 기능이 떨어지지만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려 자기 전 수분섭취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 온열질환 피해자가 되기 쉽다. 취침 중 수분이 부족해져 열사병에 희생되는 것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야간에도 에어컨을 사용하는 등 낮 시간과 마찬가지로 열사병 대비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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