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보호 앞장서는 항공사
대한항공 여성승무원인 김모(34)씨는 3년 7개월 동안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올 6월 객실승무(비행) 업무에 복귀했다. 아이 두 명을 연달아 출산하면서 회사 업무를 할 형편이 못되자 자녀 1명당 쓸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2년)을 연속으로 붙여 쓴 것이다. 김씨는 “오랜 휴직으로 업무 복귀에 두려움이 있었는데, 대한항공의 복직교육을 통해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며 “대한항공의 모성보호제도가 아니었다면 승무원으로서의 경력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가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25~54세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은 46%에 달했다. 국내 기혼여성 2명 중 1명은 결혼과 임신 출산 양육 등의 문제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전체 직원 중 여성 승무원 등 여직원 비율이 약 45~50%로 다른 업계에 비해 유독 높은 항공업계에선 이들이 육아 문제로 고민하지 않고 직장을 다닐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육아휴직과 산전ㆍ후 휴가, 가족돌봄휴직 등 법적 모성보호제도를 여직원들이 활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육아휴직 평균사용률은 각각 95%, 95.4%에 달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5년 국내 육아휴직 평균사용률’이 59.2%였음을 감안하면 매운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에선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객실 승무원의 경우 임신을 확인한 순간부터 임신휴직을 사용할 수 있고, 출산ㆍ육아 휴직까지 포함하면 최대 2년 동안의 휴직이 가능하다. 또한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최대 3년까지 상시 휴직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직원들의 경력단절이 줄어들면서 대한항공의 과장급 이상 관리자 1,580명 중 약 40%인 620명이 여성”이라며 “여성임원 비율도 약 6%로 10대 그룹 상장사 평균 2.4%의 2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복직한 여직원들의 육아와 업무병행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복직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임신한 직원의 요구가 있을 시 육체적 업무강도가 낮은 근무로 배치하는 임산부 보호제도를 운영한다.
저비용 항공사(LCC)도 경력단절을 위한 모성보호제도 실시 면에서 대형 항공사에 뒤지지 않는다. 진에어의 경우 임신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단축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진에어 경영전략본부에 재직 중인 이모(33세)씨는 “임신을 확인한 지난 6월 이후 기존 퇴근시간보다 2시간 앞당긴 오후 3시 30분에 매일 퇴근하고 있다”며 “단축 근무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그대로 보존돼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으로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도 적극적으로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고용노동부 주관 ‘고용창출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며 “특히 취약계층인 여성인력 채용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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