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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 金ㆍ土 언급많은 혼밥… 완전한 쉼이거나 나홀로족이거나

입력
2017.08.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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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 시작 월요일엔 가장 낮고

주말엔 치솟아 4,5배 급증해

혼영ㆍ혼행ㆍ혼공… 때론 필요하지만

팍팍한 현실 때문은 아닌지 씁쓸

개인화(個人化)가 대세다. 개인이 가진 세분화된 욕구가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이를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마케팅의 차원에서 고려되어 왔던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이제는 소비가 이루어지는 영역이라면 어디서든 자연스럽다.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포털에서도 내가 본 기사를 매개로 하여 관심이 갈 만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나’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나’를 대상으로 한 세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는 관계 마케팅에 기반해서 설계된다. 기업의 입장에서 소비자와 상품 혹은 서비스의 관계 맺음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미리 예상하고 구현한 것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관계의 맥락 속에 우리는 위치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주도하는 ‘우리’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 이상의 개체가 전제되어야 가능해지는 것이 관계이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인해 관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체와 매개가 있다고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필요나 의무가 있어야 관계는 형성된다. 지금 관계를 둘러싸고 우리사회의 복잡다단한 상황을 상징하는 말 중에 ‘혼밥’이 있다.

‘혼밥’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혼자 밥 먹는 행위야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누군가에겐 보편적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양상을 반영하듯, 어느 방송국에서는 ‘혼밥특공대’라는 코너가 마련되었고, 경기도에서는 ‘함밥함술(함께 밥 먹고 함께 술 마시자)’ 행사를 개최하여 혼밥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도 시행하고 있다. 또, 유명 음식 컬럼니스트의 ‘혼밥은 사회적 자폐’라는 발언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혼밥에 대한 관심은 곧 관계에 대한 관심을 의미한다. 관계의 형성이나 유지에 음식은 매개로 작용해왔다. 때문에 살아가면서 무엇을, 누구와 먹는지는 늘 중요한 문제였다.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읽기’에서는 혼밥(혼자 술먹기를 의미하는 ‘혼술’ 포함)을 키워드로 하여 우리 사회에서 혼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뉴스 기사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나홀로’ 문화의 확산

‘혼밥’이 처음으로 보도된 것은 2014년 1월이었다. 대학생들이 사용하는 신조어를 소개하는 기사 속에서 취업을 위해 주변 관계로부터 단절을 선택한 ‘자발적 아웃사이더’, 즉 ‘아싸’의 일상 속에 ‘혼밥’이라는 말이 등장하였다. 이때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혼밥이 나타난 기사 속에서 함께 언급된 키워드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홀로족’이다. 족(族)은 ‘다수의 무리나 집단’을 의미하기에, 혼밥이라는 행위가 이미 특정한 사람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같은 의미의 ‘혼족’과 함께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하기)’, ‘혼공(혼자 공부하기)’ 등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혼자하는 행위들 속에서 ‘혼밥’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던 일상이나 여가가 개체적인 활동으로 대체 및 확산되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변화하는 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트렌드’에 맞춰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체’와 ‘술집’, ‘고깃집’ 등의 대응이 ‘간편식’, ‘아점거리’, ‘야식거리’, ‘요깃거리’, ‘주전부리’ 등의 연관어 속에 나타나고 있다. 최초에 혼밥과 함께 나타났던 ‘취업난’과 함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 ‘직장인’, ‘대학생’ 등도 많이 언급되고 있어 심각한 취업이나 직장 상황은 큰 변화없이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다.

주말에 오히려 혼밥에 대한 언급이 증가

다음으로 SNS 상에서 언급된 ‘혼밥’에 대해 살펴보았다. 언급된 키워드는 기사에서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여기에서는 내용보다는 일주일 중 주로 언제 많이 언급되고 있는지 언급량을 중심으로 파악했다. 분석결과 가장 적게 언급된 요일은 월요일이었고,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토요일과 금요일이었다. 실제 혼밥이 주말에 많이 이루어지기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같은 혼밥이라도 일과 학습의 영역에서 쉼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주말에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주중과 달리 온전히 쉼의 공간에서 맞이하게 되는 자발적 선택으로서의 안온한 혼밥이거나, 다른 하나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가족이나 친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언급된 혼밥일 것이다.

관계로 인해 가능한 유무형의 혜택을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한다. 한 사회가 융성하고, 개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매우 필요한 요소로 많이 언급된다. 사회자본의 형성과 측적에 기본이 관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함께가 아닌, 혼자하는 행위의 증가는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물론 개인의 입장에서 쉼을 위해, 오롯이 홀로 있기를 원하는 고립이라면 충분히 필요한 일이고, 또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밥 한끼도 나눌 수 없는 팍팍한 상황이 강요한 선택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나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배 영(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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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출처:

※ 뉴스 기사 데이터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서비스를 활용하여 2014년 1월 ~ 2017년 8월을 대상으로 방송보도 및 신문 기사에서 추출하였음. 아울러 SNS 자료는 조사전문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의 버즈워드(Buzzword)데이터를 이용하여 2016년 8월 18일 - 2017년 8월 17일까지를 대상으로 추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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