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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기업, 이익극대화보다 사회적 가치 창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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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기업, 이익극대화보다 사회적 가치 창출해야”

입력
2017.08.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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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이천 포럼’참석

“사회적 가치 창출 위한 혁신”강조

6월 그룹 경영회의서도 언급

“대기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이천포럼’의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서 토론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한 ‘제1회 이천포럼’의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에서 토론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돈을 버는 것을 운동이라고 생각해보자. 나이가 들어서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은 키울 수 있지만, 근육만 커지면 관절이 버티지 못한다. 기업이 재무적 가치만 추구하는 것은 근육만 키우는 것이다. 관절을 함께 단련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 관절의 운동이 바로 사회혁신이다. 지금은 사회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21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천 포럼’의 ‘사회혁신과 기업의 역할’ 세션. 패널로 토론에 참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과 토론을 벌인 최 회장은 “과거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은 최 회장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분야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 화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꺼내 들었을 정도다. 당시 최 회장은 “우리 사회는 고도성장 속에서 양극화 같은 사회ㆍ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SK는 대기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SK의 유ㆍ무형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고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당시 계열사 CEO들에게 “SK의 자산을 활용해 누구나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사업을 키우며,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자리 창출의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사회적기업은 최 회장이 일찍부터 각별한 애정을 기울여왔다. 그는 지난 6월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사회적기업들의 혁신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질 수 있도록 향후 10년간 사회적기업 10만개를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토론에서 주제발표를 한 이재열 서울대 교수는 “자본주의 성장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통적 영리기업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하이브리드형 기업으로 변화가 필요한데, SK는 이런 방향으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작된 이천 포럼은 SK그룹이 세계적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기술ㆍ과학ㆍ정치ㆍ경제ㆍ사회ㆍ국제 동향에 대한 강연을 듣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치열한 토론을 통해 비즈니스 통찰력을 얻도록 마련한 대규모 포럼이다. 24일까지 워커힐 호텔과 경기 이천시 SKMS(SK management system) 연구소에서 ‘과학기술 혁신’, ‘사회 혁신’, ‘지정학적 위기’ 등 3개 분야 14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포럼 이름을 이천으로 정한 것은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SK 측 설명이다. 고 최종현 SK회장이 구입해 나무를 심으며 가꾼 터전이 이천시이며, SK의 경영 이념을 개발하는 SKMS연구소가 바로 그 자리에 들어선 것. 이천에는 SK텔레콤 연수원 등도 있다.

SK는 이천포럼에 아시아계 최초 미국 예일대 학장 천명우 교수(신경과학), 한국인 최초 블룸버그 석좌교수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교수(물리학), 박홍근 하버드대 종신교수(화학), ‘신경경제학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이대열 예일대 교수(신경과학) 등을 화학) 등을 초빙했는데, 포럼 참석 학자 중 상당수가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이번 포럼은 ‘사회와 함께하는 성장’ 등 주제와 규모 면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혁신적인 시도”라며 “SK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임직원들까지 포럼의 외연을 넓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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