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는 1999년 11월 중형세단 매그너스를 출시한다. 대우차 해외 매각이 이슈로 떠오르며 GM과 포드, 현대차 등이 대우차 인수전에 뛰어들고 대우차 살리기 캠페인이 벌어지는 어수선한 시기였다. 신차발표회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언론품평회로 대신했다.
프로젝트명 V200으로 개발한 매그너스는 대형급인 브로엄 후속 차종으로 준비됐지만 중형 세단으로 출시됐다. 복잡한 사정이 있다. 대우그룹은 98년 1월 쌍용차 인수로 대형세단 체어맨이 생기자, 대형세단으로 개발 중이던 V200을 중형으로 한 급 내려 배치한다. 기존 중형 세단인 레간자는 1.8 엔진만 적용해 그 아랫급으로 재조정된다. 하지만 대우그룹의 경영위기로 다시 쌍용차는 2000년 4월 계열 분리돼 체어맨은 사라지고, 결국 중형으로 투입된 매그너스가 대우차의 플래그십 모델이 된다.
라틴어로 ‘위대한’이란 의미를 담은 매그너스는 GM계열인 호주 홀덴사의 2.0 DOHC, 2.0 SOHC 두 종류의 엔진을 얹어 1,285만원~1,690만원의 가격대로 판매를 시작했다. 차체 크기가 경쟁모델인 쏘나타보다 60㎜ 길었다. 현대차의 대형세단 그랜저와 비교될 만큼 ‘큰 덩치’는 매그너스의 큰 장점이었다. EF쏘나타와 비교시승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 DOHC 엔진은 최고출력 148마력, 최고시속 206㎞의 성능을 보였다. 독수리 눈을 닮은 헤드램프와 BMW를 닮은 직선이 강조된 뒷모습으로 당당한 자태를 완성했다. 디자인은 당시 디자인 거장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맡았다.
매그너스는 처음 투입된 모델보다 2002년에 등장한 L6 매그너스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중형세단에 6기통 엔진을 얹어 중형차의 수준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L6 매그너스는 2.0 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을 이례적으로 앞바퀴굴림에 맞춰 가로로 배치했다. 6기통 엔진이면 V형을 사용하거나, 직렬일 경우 후륜구동에 맞물려 엔진룸에 세로로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직렬 6기통은 너무 길어 엔진룸에 가로배치하기가 쉽지 않다.
또 알루미늄 실린더블록을 적용해 가볍고, 조용하면서 강한 6기통 엔진의 특성을 잘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2004년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매그너스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 역을 맡은 주인공 박신양의 차가 매그너스였던 것. 김정은과 박신양의 러브 스토리로 고공행진하는 시청률에 힘입어 매그너스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대우차는 아예 박신양이 등장하는 매그너스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6년 2월 단종 때까지 누적 판매량은 18만대 가량으로 준수한 편이지만 경쟁모델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