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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사드 해법, 정부 입만 보지 말라”

입력
2017.08.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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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서 갈등 해결 나서야”

한셴둥 중국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
한셴둥 중국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

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한중관계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경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대표적 지한파 중국 학자인 한셴둥(韓獻棟) 정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18일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철회 요구를 번복할 가능성은 없다는 전제하에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ㆍ융합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_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관계를 평가해달라.

“1992년 수교 이후 양국관계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방면에서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큰 발전을 이뤘다. 또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한관계는 엄중한 도전을 받고 있다. 양국 모두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_한중관계가 이렇게 나빠진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추진하면서 양국 관계가 삐걱대고 있다. 사드 갈등은 북핵 문제에 따른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해 중한 양국이 갖고 있는 기본전략의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 있다. 심각한 건 아직까지 누구도 사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_중국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가졌던 것 같은데.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을 이유로 사드 추가배치를 감행한 것은 양국 간 신뢰를 깨뜨린 측면이 있다. 군사적으로는 합리적 결정일 수 있지만 정치ㆍ외교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중국에선 오히려 미국에 경도돼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 결정이다.”

_중국이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강경모드로 일관하는 건 아닌가.

“사드 문제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지속적이고 일관돼 있다. 중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19차 당대회가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칠 하등의 이유가 없다.”

_양국관계를 호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이런 때일수록 다양한 층위에서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정책 조정을 기다려선 안 된다. 정치분야는 물론 민간ㆍ학술분야 등에서 끊임없이 교류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중한 양국은 그간 갈등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조정하거나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소홀했다. 사드 문제 자체만 놓고 보면 중미ㆍ북미ㆍ남북관계가 모두 얽혀 있는 만큼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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