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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의 삶이 바뀌었단 평가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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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의 삶이 바뀌었단 평가 받고 싶다”

입력
2017.08.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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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범 108일 만에 與 의원 靑 초청해 격려

“잘한 것 잊고 다시 시작한단 각오 다져야” 당부

對野관계ㆍ한중관계ㆍ부동산정책 조언도 이어져

北 도발로 건배 자제ㆍ靑 안보실장 상황 보고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6일 정부 출범 이후 108일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이 9월 정기국회에 앞서 당ㆍ정ㆍ청 간 소통 차원에서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 오찬에 초청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부턴 실적과 성과를 통해 평가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잘해 왔으나 모두 잊어버리고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진작에 초청하고 싶었는데 인수위 없이 시작하다 보니 형편이 되지 않았다”며 “취임 100일 지난 지금에서야 모시게 됐다”고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권만 바뀐 게 아니라 국민의 삶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앞으로 입법과제가 많아 당이 여소야대를 넘어 국회를 잘 이끌어 주셔야만 정부도 잘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개혁 정책을 제도화하기 위한 여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좋은 정책이 국민의 삶을 바꿀 뿐 아니라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다”며 “민주당이 더 유능한 정책정당이 돼서 정부의 정책을 이끌어 주시고 뒷받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여소야대 구도를 의식한 듯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소통과 협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도 힘들더라도 야당과의 소통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새로운 정치문화를 선도해 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인사말에서 “절실ㆍ성실ㆍ진실의 ‘3실’로 대통령이 되셨는데, 이제 국민과 소통하고 역사와 소통하고 미래와 소통하는 ‘3소’ 대통령이 되셨다”고 화답했고, 우원식 원내대표도 “요즘 ‘뉴스 볼 만하다. 이게 나라다운 나라구나. 대통령 한 사람 바뀌었는데 이렇게 세상이 바뀔 수 있구나’ 하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며 문 대통령의 초반 국정운영을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 입장하며 이상민 의원(가운데), 강창일 의원(오른쪽) 등 참석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 입장하며 이상민 의원(가운데), 강창일 의원(오른쪽) 등 참석 의원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초반 각종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일부 중진 의원들의 청와대에 대한 조언도 잇따랐다.

참여정부 ‘실세 총리’이자 7선의 이해찬 의원은 “지난 100일을 되돌아 보니 좀더 정책적으로 섬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시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선정하다 보니 피해보는 곳이 있었다”고 조언했다. 참여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역임한 6선의 문희상 의원은 “잘 하고 있을 때 조심해야 한다”며 “교만에 빠지면 희망이 없다. 늘 뭘 잘못했는지 자성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박병석 의원은 “중국이 19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5년을 다지는 계기”라며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전대 이후 한중관계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선의 오제세 의원은 “문 대통령의 각종 정책은 결국 국회 입법과 예산을 통과시켜야 실현될 수 있다”며 “탄핵안 통과에 당시 4야당이 합심했듯이 예산과 입법도 야당과 합심해야 통과가 가능하다”고 야당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여소야대라고 하지만 함께 모여보니 참으로 많다는 생각이 들고 뭐든지 할 수 있겠다는 든든한 생각이 든다”며 “소통ㆍ탈권위ㆍ공정ㆍ자치분권ㆍ환경ㆍ성평등 등 가치의 문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우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의 민주정부를 경험하면서 가치만 갖고는 국민의 지지와 평가를 받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며 “지금부터는 실적과 성과를 통해 평가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와 복지, 안보와 남북관계를 거론하며 “금방 성과가 나오기 어렵고, 길게 봐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경제나 복지는 국민이 체감하는 실적과 성과를 금방 요구 받게 되기 때문에 경제성장, 소득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복지는 대통령이 바뀌어 국민의 삶이 더 좋아졌고 세금도 더 낼 만하다고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잘해 왔으나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109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120명의 여당 의원 중 신경민, 김현권, 신창현 의원과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의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 의원을 제외한 총 115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세종시에서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을 마친 여당 의원들은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 대통령과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우면서도 허심탄회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다만 이날 오전 북한이 300㎜ 방사포를 동해 상으로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한 탓에 참석자들은 건배나 구호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오늘 군사훈련 중이고 또 안보상황도 엄중해서 우리가 축배를 들거나 흥을 돋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식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우 원내대표의 발언 직후 북한 도발과 관련한 안보상황 및 군 대비태세에 대해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보고하기도 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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