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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초보에 진땀 뺀 메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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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초보에 진땀 뺀 메이웨더

입력
2017.08.2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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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메이웨더(오른쪽)와 코너 맥그리거가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슈퍼웰터급 복싱 경기에서 펀치를 주고 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플로이드 메이웨더(오른쪽)와 코너 맥그리거가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슈퍼웰터급 복싱 경기에서 펀치를 주고 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세기의 대결’로 불린 복싱의 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ㆍ미국)와 격투기 최강 코너 맥그리거(29ㆍ아일랜드)의 복싱 대결은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메이웨더의 승리로 끝났다. 무패복서 메이웨더는 여전히 수비 위주의 지루한 복싱을 했고, 복싱 초보 맥그리거는 경기 초반 의욕이 넘쳤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평을 들었던 1976년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와 레슬링의 안토니오 이노키의 대결만큼은 아니었지만 둘은 복싱 룰로 진지하게 맞붙고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는 대전료로 각각 1억달러(1,127억원), 3,000만달러(338억원)를 받았다. 중계권료와 티켓 판매, 유료 콘텐츠 지불을 의미하는 페이퍼뷰(PPV), 광고 수입 등을 모두 합치면 메이웨더가 3억달러(3,381억원), 맥그리거는 1억달러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웨더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슈퍼웰터급(69.85㎏) 12라운드 프로 복싱 경기에서 맥그리거를 10라운드 TKO로 꺾었다. 이로써 50전 전승(27KO) 무패 기록을 이어갔다. 이는 로키 마르시아노(49전 49승 43KO)를 넘어서는 복싱 역사상 최초의 무패 기록이다. 그러나 전 헤비급 챔피언 레녹스 루이스(52ㆍ영국)는 “이 경기가 진짜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UFC 파이터와 싸우는 것이지, 복서와 싸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메이웨더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복서라는 명성에 흠집이 났다는 평가다. 2015년 9월 은퇴 선언 후 2년간의 공백이 있고, 나이도 불혹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프로 복싱 데뷔전을 치른 맥그리거에게 10라운드까지 허용한 경기 내용은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오히려 경기 초반 강하게 몰아붙이고, 단 한 차례도 다운되지 않고 버틴 맥그리거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메이웨더는 예상대로 경기 후반에 승부를 걸었다. 3라운드까지 소극적인 경기를 했고, 맥그리거는 1라운드 중 뒷짐을 지며 도발하기도 했다. 4라운드 들어 맥그리거의 스피드가 떨어지자 메이웨더는 본격적인 공격에 들어갔다. 7라운드에는 라이트 펀치를 잇달아 적중시켰다. 9라운드 중반 맥그리거의 다리가 풀리는 등 현격하게 체력이 저하됐고, 10라운드에 펀치를 잇달아 꽂으며 경기를 끝냈다.

미국 쇼타임스포츠의 SHOstats에 따르면 메이웨더는 압도적인 펀치 적중률을 보였다. 총 320회의 펀치를 날려 170차례 적중시켰다. 적중률은 53%. 반면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보다 많은 430차례 펀치를 날렸지만 111회(적중률 26%)만 적중시켰다. 파워펀치 적중률 역시 메이웨더 58%(261회 시도 152회 적중), 맥그리거 25%(332회 시도 84회 적중)를 각각 기록했다. 복싱 전설과 초보의 클래스 차이였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내 마지막 댄스 파트너 맥그리거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맥그리거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았지만 오늘 밤 더 나은 선수는 바로 나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맥그리거가 체력이 떨어진 경기 후반을 노렸다”면서 “(매니) 파퀴아오와 대결 때 팬들에게 진 빚이 있었는데, 그 빚을 갚아서 기쁘다”고 웃었다. 그는 또한 “오늘 밤이 내 마지막 경기”라며 다시 한번 은퇴 의사를 밝혔다.

맥그리거는 “펀치력은 밀리지 않은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에는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번도 다운되지 않았는데 심판이 중단시킨 것은 아쉽다”고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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