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양도세 중과 땐
4월 전 급매물 나올 가능성
청약가점제 강화도 호재
재건축 매입한 다주택자라면
세제혜택 받으며 매도 검토를
8ㆍ2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 ‘거래절벽’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에겐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기회”라며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집중규제대상인 다주택자들에겐 “당장 집을 팔기 보단,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혜택을 보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향후 집값이 하락할까 매수를 주저하는 무주택자라면 내년 상반기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출을 많이 받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내년 4월 전에 투자물량을 급매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도 “정부가 9월 주거복지로드맵 등 다양한 주거안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 올해까진 가격추이를 지켜보다가 하락폭이 줄어들 내년부터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무주택 기간이 길거나 부양가족 수가 많아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자 역시 청약 일정을 뒤로 미루는 게 유리하다. 이르면 9월부터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의 가점제 적용비율이 청약조정대상지역(전국 40곳)은 현행 40%에서 75%, 투기과열지구(서울 전역ㆍ경기 과천시ㆍ세종)는 75%에서 100%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도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한해 전체의 30%를 가점제로 선정(현행 기준은 0%)하게 된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 수(최고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 등을 더해 가점이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ㆍ2대책에 포함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자격요건까지 완화되면 분양가도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한 주택법 시행령을 다음 달까지 개정한 뒤 10월부터 주택시장 상황에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해치는 투기세력으로 다주택자들을 지목한 만큼 이들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많이 받아 투자한 주택은 빨리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고 조언했다. 양도세가 중과되는 내년 4월부터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10%포인트를 더해 양도차익의 16~50%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한 26~60%의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무리한 대출이 없고, 당장 목돈도 필요하지 않은 다주택자라면 계속 보유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함 센터장은 “양도세를 내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기 때문에 그대로 갖고 가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양도세를 내더라도 가치가 급상승하는 재건축 이후에 파는 게 훨씬 이익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 방침대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재산세 감면 등 혜택을 받으면서 의무임대기간(단기임대 4년ㆍ준공공임대 8년) 이후 매도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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