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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태용호, 월드컵 탈락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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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태용호, 월드컵 탈락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입력
2017.09.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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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비긴 뒤 손흥민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국은 9월 6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패할 경우 월드컵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류효진 기자
8월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비긴 뒤 손흥민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한국은 9월 6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패할 경우 월드컵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 류효진 기자

1986년부터 이어진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꿈이 물거품 될 수 있다는 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눈앞의 현실이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의 운명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가려진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8월 31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같은 시간 중국이 우즈벡을 1-0으로 이기면서 한국은 이란만 누르면 본선에 오를 수 있었지만 기회를 못 살렸다.

A조는 이란이 일찌감치 1위를 확정했고 한국(승점 14ㆍ골득실 +1)이 2위, 시리아(승점 12ㆍ+1)가 3위, 우즈벡(승점 12ㆍ-1)이 4위다. 1,2위만 본선에 직행하고 3위는 10월에 B조 3위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른 뒤 이기면 11월에 북중미 4위와 대륙간 PO까지 소화해야 한다. 현재 한국 축구의 전력과 북중미 수준을 고려하면 PO로 갔을 때 월드컵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9월 6일 0시(한국시간) 한국-우즈벡(타슈켄트), 이란-시리아(테헤란) 경기가 동시에 벌어지는데 이 결과에 따라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 난다.

한국은 우즈벡만 잡으면 무조건 2위다.

그러나 우즈벡을 이기지 못하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 진다. 한국이 우즈벡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잡으면 한국과 시리아는 승점 15로 같아진다. 규정상 승점이 같으면 골득실-다득점-승자승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비겼으니 골득실 +1이 유지되고 시리아는 이겼으니 +1보다 많아진다. 결국 시리아가 2위, 한국은 3위다. 한국이 우즈벡과 비겨도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지 못하면 한국이 2위는 지킨다.

상상하기 싫지만 한국이 우즈벡에 패하면 PO는 고사하고 4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

한국이 지고 시리아가 이란에 승리하면 시리아와 우즈벡 승점이 15로 동률이다. 골득실을 계산해 두 팀이 2,3위를 나눠 갖고 한국은 4위로 탈락한다. 한국이 지더라도 시리아가 이란을 이기지 못하면 우즈벡이 2위, 한국은 3위로 PO행 막차는 탄다.

결과적으로 이란이 시리아를 상대로 잘 할수록 한국이 유리하다. 팬들은 ‘어제(8월 31일)는 리피(중국 감독)를 응원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얄미운 케이로스(이란 감독)까지 응원하게 만드느냐’고 비아냥대고 있다.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태극전사들. 류효진 기자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는 태극전사들. 류효진 기자

우즈벡전을 앞둔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해 걱정이다.

‘주장’ 김영권(28ㆍ광저우)은 이란전 직후 “세부적인 전술을 맞춘 것들이 있었는데 관중들의 함성이 커 선수들끼리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해 논란을 빚었다. 팬들은 “졸전의 책임을 관중들에게 떠넘긴다”며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고 결국 김영권은 사과했다.

신 감독과 한국 선수들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불량한 잔디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란도 똑같은 조건 아니냐’ ‘이제 보니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 탓도 아니었다. 우리 실력이 지금 이 정도’라는 한탄도 나온다. 우즈벡 현지에 이미 답사를 가 있는 축구협회 직원에 따르면 우즈벡과 결전을 벌일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그라운드는 좋다. 경기가 열리는 저녁 시간 기온도 선선하고 훈련장 상태도 양호해 이제는 더 이상 핑계를 댈 것도 없다.

신태용호는 지긋지긋한 원정 부진에서도 탈출해야 한다.

한국은 최종예선 들어 원정 무승(1무3패)이다. 역대 타슈켄트 원정 성적은 1승2무. 이긴 건 1997년(5-1)이 마지막이었고 2005년(1-1)과 2012년(2-2) 모두 고전 끝에 비겼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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