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끝난 1일 서울 목동구장. 우승팀 야탑고 선수들이 가족, 지인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순서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남녀 공학인 야탑고의 우승 뒤풀이에서만 볼 수 있는 훈훈한 풍경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전성재(3년)는 “올해가 개교 40주년, 야구부 창단 20주년인데 첫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면서 “감독님과 선생님, 친구들, 가족들 모두 도와주신 결과”라고 몸을 낮췄다. 야탑고가 우승할 경우 MVP는 당초 투수 이승관(3년)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전성재가 없었다면 야탑고의 우승은 장담할 수 없었다.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전성재는 1회말 1사 후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후속 김태원(2년)의 중전 적시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충암고가 2실점한 뒤 곧바로 에이스 김재균(3년)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천금 같은 선제 득점이었다. 전성재는 전날 광주일고와 준결승에서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한 방씩을 터뜨렸다.
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에 8타점으로 발군의 활약을 했고, 중견수를 보면서도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공수에서 든든한 3학년 맏형으로 동생들을 이끌었다.
전성재는 “3학년이고 마지막 대회에서 학교의 첫 우승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프로야구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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