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인 택시기사 김사복씨의 존재가 드러나고 있다. 김사복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함께 찍힌 사진을 김씨의 아들이라는 김승필씨가 5일 언론에 공개했고, 힌츠페터의 아내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가 사진 속 인물이 힌츠페터가 맞다고 확인했다.
‘택시운전사’ 제작사 더 램프의 박은경 대표는 6일 “사실 확인차 해당 사진을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보냈는데 ‘남편이 맞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그동안 찾지 못했던 김사복씨를 찾게 돼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두 분 다 살아계셔서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1980년 5월 촬영된 것으로 김사복씨로 여겨지는 인물과 힌츠페터가 수풀이 우거진 장소에서 일행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힌츠페터와 함께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에 소속돼 일본 특파원을 지낸 동료 기자도 사진 속 인물이 힌츠페터가 맞다고 5일 노컷뉴스에 밝혔다.
생전 힌츠페터는 김사복씨를 만나고 싶어했다. 5ㆍ18재단 등의 도움을 받아 택시회사와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을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택시운전사’ 에필로그에도 김사복씨와의 재회를 바라는 힌츠페터의 영상 인터뷰가 실렸다. 하지만 힌츠페터는 영화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지난해 초 세상을 떠났다.
영화 개봉 이후 김승필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김사복씨라고 밝히며 당시 사진과 구체적 정황,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김사복씨는 일반 택시가 아닌 호텔 택시를 운영하며 주로 외신기자들을 상대했다. 1984년 간암으로 별세했다. 김승필씨는 김사복씨의 유해가 광주 망월동 5ㆍ18 묘역에 마련된 힌츠페터 추모비 옆에 안장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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