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대치 끝 오전 8시 12분 마을회관 앞 통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사대 4기가 우여곡절 끝에 7일 오전 경북 성주 사드기지로 추가 반입이 완료됐다. 사드반입을 저지하는 지역주민ㆍ반대단체 회원과 해산하던 경찰이 충돌, 20여 명이 후송되는 등 부상자도 속출했다.
사드 발사대는 7일 오전 8시12분쯤 경찰차량의 호위 속에 발사대 4기와 부속차량 등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 사드기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약 1시간 만에 유조차와 공사차량 등이 모두 통과하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이 사드 추가배치를 반대하며 농성중인 주민과 종교ㆍ사회단체 회원 400여 명에 대해 해산작전에 돌입한 지 9시간 만이다.
사드발사대가 마을을 통과하자 경찰에 의해 도로 바깥으로 밀려나 있던 주민 등이 참외와 물병 등을 던지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앞서 사드 배치를 막으려는 기지인근 성주ㆍ김천지역 주민과 사드반대단체 회원들은 6일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해산 과정에 경찰, 농성자 등 40여 명이 부상해 이 중 20여 명이 119구급차량으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특히 국가인권위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하던 경찰관 부상자가 많았다.
해산작전은 6일 밤부터 마이크로 해산을 종용해 온 경찰이 은 6일 오후 11시45부쯤 밀고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찰은 주민 등이 설치해 둔 현수막과 소성리 상황실 천막 등을 철거하면서 농성장으로 진입했다. 주민 등이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서로 용접해 둔 트럭과 승용차, 트랙터 등 30여 대의 차량 유리창을 깨고 견인을 시도했다.
해산작전이 본격화하자 농성자들의 거세게 저항했다. 물병과 참외 등일 허공을 날아다녔다. 일부 농성자들은 경찰 헬멧 등 장비를 빼앗아 휘두르기도 했다. 특히 농성자들은 차량 사이 사이의 공간을 차지한 채 끌려나가지 않으려고 버텼다. 일부는 몸을 쇠사슬로 묶고 차량에 연결에 저항했다. 경찰은 진압봉 등을 사용하지 않았고, 주민들도 시위용품 대신 맨몸으로 대응했다. 해산이 마무리될 즈음 10시간 이상 차량 안에 앉아 있던 일부 주민들이 차량을 갑자기 출발시키는 바람에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해산작전이 본격화하면서 끌어내려는 경찰과 버티는 농성자들이 격렬히 충돌했고, 이 과정이 팔다리를 삐거나 찰과상, 타박상을 입는 등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7일 아침까지 확인된 부상자는 40여명에 이르고 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수가 10여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자진 해산을 촉구하는 방송을 계속했고, 농성자들은 마지막까지 경찰의 자진 철수를 호소했다. 국가인권위 관계자 5명이 밤새 현장을 지켜본 것이 이 같은 분위기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종료되자 전국에서 모여든 약 9,000명 가량의 경찰도 오전 11시쯤부터 2시간여에 걸쳐 차례로 철수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한 관계자는 "현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불법을 저지르고 있고 정권이 바뀌어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며 "우리는 사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성주 주민은 "정부가 발사대 추가배치 하루(24시간) 전에 관련 사실을 통보한다고 약속해놓고 통보 몇 시간 만에 주민을 해산하고 사드를 반입하는 것은 꼼수"라고 주장했다.
성주=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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