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양해 구해… 부상 주민에 위로 조치 약속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와 관련해 “현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며 국민의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중이던 7일 사드 배치가 전격 진행된 것과 관련해 제기된 비판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검토 중이란 사실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밝힌 지 5시간 반 만에 발표한 공식 입장으로, 날로 고조되고 있는 안보 위기 상황에서 진보진영 등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임시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방어능력을 최대한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드 임시 배치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주민과 경찰 간 대치와 관련해 “평화적인 집회 관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시민과 경찰관의 부상을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부상당하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입은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적절한 위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한 공개적이고 과학적인 추가 검증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며 현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했다. 이어 “이번 사드 배치는 안보의 엄중함과 시급성을 감안한 임시 배치”라고 강조하고 “최종 배치 여부는 보다 엄격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후 결정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가 처한 안보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이 기대하는 정부의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믿고 마음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시점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직접 초안을 수정했으며, 늦은 시간이지만 국민에게 시급하게 보고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해 저녁에 입장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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