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한국계 주지사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한국 경제협력 강화로 메릴랜드의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며 “한국의 대외여건이 불안할수록 더욱 한미 경제교류를 강화해 한국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호건 여사는 8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핵실험 등 위협에 한국을 떠나야 하는지 묻는 미국기업들에 ‘아무 일도 없을 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호건 여사는 “북한 6차 핵실험 당일 제가 방한 중이어서 남편이 괜찮으냐고 물어왔다”며 “한국인은 한국전쟁 이후 이런 긴장에 익숙하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호건 여사의 남편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올해 초 지지율 73%를 기록하며 미국의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된다. 호건 여사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인 출신 주지사 퍼스트레이디다.
미국 메릴랜드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호건 여사는 지난 일주일 동안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낙연 총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국내 정ㆍ재계 인사들을 만나며 메릴랜드주와 한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메릴랜드주는 록히드마틴을 포함한 항공우주, 정보통신(IT)ㆍ사이버보안, 바이오제약 분야의 영향력 있는 기업이 위치한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호건 여사는 “워싱턴시와 근접한 메릴랜드주는 비즈니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라며 “특히 제가 한국계 퍼스트레이디로서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한국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로 한미 간 통상마찰이 커지고 상황이다. 호건 여사는 이에 대해 “미국 연방정부가 한미 FTA를 폐기해도 메릴랜드 주정부는 한미 경제 관계를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건 여사는 “메릴랜드 주는 남편이 주지사를 맡기 전에 일자리 창출 등 순위에서 미국 50개주 중 49위로 거의 꼴찌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7위까지 올라섰고 여기에는 한미 FTA가 기여한 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미 양국은 끊임없이 교류를 넓혀가야 한다”며 “한국기업들이 메릴랜드주에 진출해서 이익을 많이 내야 일자리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호건 여사는 이번 방한 기간 소중한 인연들에 관해서도 얘기했다. 호건 여사는 김정숙 여사에 대해 “마음을 열고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분”이라며 “남편을 정치인으로 둔 아내이자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가정과 일 얘기를 터놓고 얘기하며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호건 여사는 또 “제가 화가로 활동하고 있어 아픈 아이들을 위한 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은데 김정숙 여사는 치매 치료에 관심이 많더라”며 “그런 부분에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선전하면 유력 대권 주자로 자리를 굳힐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호건 여사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함께 외치고 이들과 가까이하고자 하는 초심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며 “남편이 겸손하면서도 정직한, 그래서 국민에게 칭찬받는 리더가 되게 해달라고 항상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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