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대대적 탄압 보복 당해
실세 군부 입김에 수치도 “가짜뉴스” 방관
최근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탄압은 표면적으로는 지난달 25일 로힝야 반군의 라카인주 경찰초소 습격이 원인이나 이면에는 주류민족인 불교도 버마족과의 수세기에 걸친 갈등이 있다.
로힝야족과 버마 지배층간의 질긴 악연은 제국주의 시대에 시작됐다. 과거 자체 왕조를 유지하던 로힝야족은 짧은 기간 버마(현 미얀마)의 지배를 지나 19세기 버마 전쟁을 통해 영국에 복속됐다. 영국은 식민 지배기 동안 라카인주를 기점으로 활용, 방글라데시 무슬림을 이주시켜 로힝야족 규모를 대폭 늘려 버마족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중 로힝야족과 버마 정부군이 각 영국과 일본을 지원하면서 공식적인 적대 관계에 들어섰다.
1982년 미얀마 군부정권으로부터 시민권을 박탈 당한 로힝야족은 이후 폭행, 강간 등 정부군의 탄압을 받아왔고, 2012년 6월 라카인 지역 불교도와 유혈 충돌이 발생하면서 로힝야 주민 200여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지난해 집권했음에도 로힝야에 대한 핍박이 오히려 심해진 것은 오랜 세월 로힝야를 적으로 간주한 군부의 입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수치 정부는 각종 탄압 사실을 '가짜뉴스'라 부인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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