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모가 ‘산후 우울증’으로 자살하거나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는 등의 사건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치료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하는 'HIRA 빅데이터 브리프' 최근호에 실린 '산후우울증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08~2015년 20~45세 여성이 출산한 후 6개월 내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비율은 약 1.6%로 분석됐다.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를 받는 비율은 지난 2008년 1.37%에서 2011년 1.72%까지 상승했으나 2012년 1.69%로 떨어졌고 2013년(1.64%) 이후부터는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다가 2015년 1.66%에 그쳤다. 이는 복지부가 2011년 실시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서 출산 후 한달 내 주요 우울증 경험률이 14.0%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만혼으로 인한 산모 고령화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산후우울증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 고위험 산모는 정상 산모에 비해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연령별 산후우울증 진료경험에서도 2015년 기준으로 30~34세(1.48%)에서 35~45세(1.93%)로 넘어갈 때 수치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또 제왕절개를 받은 산모의 산후우울증 진료 경험률은 2.0%로 자연분만(1.43%)보다 높았다. 병원급 별로는 상급종합병원(2.51%), 종합병원(2.29%) 등 규모가 클수록 병원(1.5%), 의원(1.58%)에 비해 산후우울증 진료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산후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개입, 치료 등을 통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저출산 대책과 더불어 산후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에 초점을 둔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혼잎 hoihi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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