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트럼프와 정상회담서
군사자산 획득ㆍ강화 원론적 합의
“북한 도발 개탄한다” 文 발언에
트럼프 “개탄 단어 기뻐” 장내 폭소
한미일 정상 회동 북핵 해법 논의
靑 “인도적 지원 문제 설명하자
트럼프 ‘그럴 수 있겠다’ 호응”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을 통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강화에 대해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한미 양국 정상은 이날 뉴욕의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며 한국의 최첨단 자산 강화에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한국과 주변지역에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는 데도 합의했고,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양 정상은 또한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최고 강도의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 “대단히 개탄스럽고, 우리를 격분시켰는데 거기에 대해서 미국이 아주 단호하게 대응을 했고 한미 간 공조도 빈틈 없이 이뤄져서 아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북한의 완전한 파괴’ 발언에 대해서도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했는데, 저는 그러한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개탄한다(deplorable)’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절대 제가 그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농담을 건네 장내 폭소를 자아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지지자들에게 ‘개탄스러운(deplorable) 집단’이라고 깎아 내렸다가 역풍을 맞은 사실을 거론하며 참모진과 함께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 회동을 갖고 마찬가지로 대북 해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를 처음 꺼냈으며, 이에 문 대통령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수 있겠다'고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앞서 일부 일본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과 관련해 '화를 냈다'는 식으로 보도한 데 대해 청와대는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 둘러싼 악의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유엔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북한에 대해서 국제 사회가 한 목소리로 압박하는 것 외에는 지금은 달리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귀국편 전용기에서 수행기자단을 만나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지금처럼 잔뜩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는 선뜻 다른 해법을 모색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넘어서고 북한이 도발을 중단한다면 그때는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이 모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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