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가장 큰 화산이 분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지 재난당국이 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 ‘위험’으로 상향했다.
23일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전날 오후 8시30분(현지시간)을 기해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PVMBG는 “분화구 북쪽 반경 9㎞, 남동쪽과 남남서쪽 반경 12㎞ 구역에서는 주민이나 관광객, 등산객이 활동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카스바니 PVMBG 소장은 “마그마는 지하 5㎞ 부근에 있지만 지표면으로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화산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앞서 하루 수백차례 화산지진이 발생하는 등 아궁 화산이 분화 조짐을 보이자 지난 18일 분화구 반경 6.0~7.5㎞ 지역을 위험지대로 선언하고 주민을 대피시켜왔다. BNPB에 따르면 22일까지 1만1,000명 이상의 주민이 안전지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로 피난한 상태다. 하지만 화산 주변 위험지대 내에는 6개 마을이 있고, 약 5만∼8만여명의 주민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피하는 주민의 수는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발리 섬의 중심도시인 덴파사르와는 약 45㎞, 응우라라이 국제공항과는 약 58㎞ 떨어져 있다. 아궁 화산의 마지막 분화는 1963년로, 당시 1,100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최근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따라 지진이 빈발하는 가운데, 이 고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도 지난 7일간 하루 한차례 꼴로 규모 4.4~5.7의 지진이 일어났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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