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지난 7월 자신을 ‘멍청이(moron)’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해 “전적으로 신임한다”며 사임설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기 참사가 발생한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서 ‘사임을 전혀 고려해본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헌신은 여전히 강하다’는 틸러슨 장관의 성명에 대해 “매우 영광”이라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한 브리핑에서 “수차례 말한 것처럼 만약 대통령이 누군가를 신임하지 않으면 그들은 더이상 그 자리에 남아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샌더스 대변인의 이 언급으로 틸러슨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틸러슨 장관은 앞서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이견 등으로 인해 대통령을 공개 석상에서 “멍청이”라고 부르는 등 악화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4일 NBC방송이 보도했다. 당시 둘의 대립으로 틸러슨 장관이 자진 사퇴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지자 그는 같은날 직접 성명을 발표하고 “이 자리의 사임을 전혀 고려해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멍청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직접 부인하지 않았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무장관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그런 종류의 언어(멍청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논란을 진화했다.
틸러슨 장관의 사임설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그의 ‘대북 대화 채널 가동’ 발언을 두고 “틸러슨에게 ‘꼬마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 당신의 에너지를 아껴라.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공개 면박을 주면서 급부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