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의 유혈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이 역대 최단 기간에 발생한 최대 규모 난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들 로힝야 난민은 8월 25일 이후 6주 동안 5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75년 베트남전에서 패망한 월남 난민(보트피플ㆍ3년간 11만명)은 물론, 지난해 1년 동안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36만명)보다 월등히 큰 규모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식량 부족에 따른 영양실조, 화장실 등 위생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문제는 지금도 엄청난 수의 난민들이 계속 국경을 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에 대한 신원 확인을 거쳐 송환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급증하는 로힝야족 난민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수용소를 짓기로 했다. 모파짤 호사인 초우더리 마야 방글라데시 재난관리부 장관은 지난 5일 “쿠투팔롱을 중심으로 수용소를 세울 계획”이라며 “국경을 따라 설치된 비공식 캠프 일부는 이미 쿠투팔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투팔롱은 방글라데시 최대 로힝야족 공식 난민 캠프가 있는 곳으로, 가장 많은 난민이 유입되고 있는 지역이다. 새 캠프 부지는 여의도 면적(2.9㎢)의 4배 규모(12.1㎢)에 달한다.
한편, 로힝야 반군 무장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전날 성명으로 내고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난달 10일 시행한 휴전이 9일 자정 종료된다고 밝혔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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