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등 플랫폼 다각화가 한류 성공 이끄는 원동력
아세안문화원 출범 통해 긴밀한 문화적 교류 기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고르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韓流)는 올해로 창설 50년을 맞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서도 큰 관심거리이다. 문화와 종교, 언어가 달라 언제든 반목하고 충돌할 수 있는 아세안 10개국이 한국 대중문화에 관해선 공통적으로 호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봉텝 아타카이발라티(48) 아세안 사무차장은 “한국 대중문화는 나라를 불문하고 관객들의 마음을 열어젖히는 힘과 창의성이 뛰어나다”라며”창의성을 본받아 아세안을 관통하는 아세안 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아세안이 보다 통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부산에서, 아세안은 물론 대화 상대국 중 처음으로 문을 연 ‘아세안문화원’을 통한 한국과 아세안의 문화분야 협력에 높은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2015년 사회문화 담당 사무차장으로 아세안 사무국에 합류한 뒤 각국을 돌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인터뷰했다.
-현지에서 느끼는 한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동남아를 넘어서는 대중적 현상이다. 계속해서 많은 사람이 한류에 빠져들고 있다. ‘부산행’, ‘탐정 홍길동’ 등 영화와 수많은 드라마가 이 지역에서 흥행하고 있다는 것은 한류가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가수 지드래곤이 동남아 지역의 많은 음악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도 직접 확인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한류의 성공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한국의 대중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통로와 플랫폼이 다각화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류를 즐기고 있다. 아세안 지역의 한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K팝은 미국 것도, 한국 것도 아닌 ‘국적 없는 문화’라는 평가가 있다.
“음악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점은 미국, 한국, 일본 등 아세안에 유입된 다양한 국적의 문화들을 수용하고 소비하는 관객들의 능력이다. 다양한 대중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그만큼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우 고객의 취향은 물론 빠르게 분화하는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아세안은 관객의 취향이 어떻게 변하는지 맥을 짚어내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한류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문화를 다른 나라에 ‘밀어붙인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류 현상은 민간 주도로 시작됐다. 이 점에서 누군가가 밀어붙였다기보다는 수요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하는 게 맞다. 또 매력적인 콘텐츠가 한류 성장의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노래, TV프로그램, 영화에서 드러나는 창의성은 한류의 특징이자 사람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힘이다. 아세안이 한류(K-Wave)를 참고해 ‘아세안 웨이브’를 만든다면 아세안 10개국은 더 잘 뭉칠 것이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부산에 출범시킨 ‘아세안문화원’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K팝 같은 한류가 아세안 지역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나.
“한가지 보편적 가치나 문화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우리는 동시에 아세안 공동체가 자신과 다른 다양한 문화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팝은 문화의 역동성과 함께 한 문화가 전통적이든 현대적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돼 많은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는 주는 좋은 예다. 이런 측면에서 K팝은 인종과 언어 종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한데 묶을 수 있는 연결고리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본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