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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ㆍ6호기 운명은] “우리 원전기술 세계에 알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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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ㆍ6호기 운명은] “우리 원전기술 세계에 알릴 기회”

입력
2017.10.12 16: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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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100% 국산화 기술

美ㆍ佛 제치고 UAE에 수출

공포 이해하지만 현실성 없어

독일은 폐기 후 전기료 인상 수난

LNG발전소, 환경 개선 어렵고

60년간 120조 추가 부담 발생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경희대 제공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경희대 제공

_신고리 5ㆍ6호기를 반드시 지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신고리 5ㆍ6호기는 최신 안전장치가 적용되는 발전소로 국산화 기술 100%로 건설되는 효시다.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은 국내 원전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_신고리 5ㆍ6호기 건설 반대론자들은 100% 안전한 원전은 없다고 말한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도 크다.

“공포는 이해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원전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따져본 후 그게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 공포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신고리 5ㆍ6호기가 활성단층 위에 지어져 위험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공포를 조장하는 얘기다. 일본 후쿠시마 지진이 발생했을 때 후쿠시마 발전소보다 진앙에 가까웠던 오나가와 발전소는 멀쩡했다. 주민들이 발전소로 피난 왔을 정도다. 후쿠시마 발전소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에 침수된 거다. 단층 위에 건설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강진을 견딜 건물을 지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북한의 경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수차례 했지만 풍계리 지하 내부가 무너지지 않았다. 원자력 발전소 건물 건설을 일반 건물 짓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_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지진 같은 천재지변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정도인가.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때 경쟁국이 미국과 프랑스다. 우리가 결국 이겼다. UAE 원전을 수주하자 찬사보다는 ‘우리 정부가 뒷거래했다, 싸게 팔았다’는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더 많았다. 막대한 부를 가진 UAE가 자기 나라에 원전을 건설하는데 안전을 외면한 채, 가격만 보고 선택했겠는가.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가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_가까운 미래에 신재생에너지로 원전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독일의 사례를 보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있었던 총선에서 완승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원전을 폐지하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기료가 인상되자, 에너지 빈곤층이 극우파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환경론자 중에도 전 지구적인 위협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발전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서로 병행하는 정책을 펴야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원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현 정부의 정책은 지구환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이다.”

_지금까지 우리 원전은 고장 등으로 자주 가동을 멈춰 인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게다가 원전은 발전량이 커 한 두기만 멈춰도 전력 부족이 심각해진다.

“원전은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주기적으로 점검 한다. 보통 14~18개월에 한번 실시하고 기간은 25~30일 정도 걸린다. 원전 안전점검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원전이 자주 멈춘다고 말하는 건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 시설용량이 100기가와트(GW)이다. 그리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항상 15GW 정도 예비율을 갖추고 있다. 원전 몇 개가 고장 등으로 수시로 멈춘다고 해서 전력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에너지는 오히려 밤에는 발전할 수 없으니 하루의 절반 이상이 멈춰있다. 태양광은 날씨 좋은 날에도 하루에 운영시간이 3시간 반 정도에 불과하다.”

_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되나.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매몰 비용으로 2조8,000억원이 낭비된다. 더 중요한 건 신고리 5ㆍ6호기의 건설을 중단하고 LNG 발전소로 대체하면 LNG 해외수입과 발전비용 등에 향후 60년 간 120조원의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한 해 에너지 수입액이 현재 1,100억달러 정도다. 신고리 5ㆍ6기를 건설하면 어렵게 수출을 해서 번 돈을 천연가스 수입하는 데 쓰지 않아도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 정책의 신뢰도 추락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전 정부 정책을 손쉽게 뒤집는다면 어느 기업이 정부를 믿고 투자에 나서겠는가.”

_신고리 5ㆍ6호기 건설 반대 배경에는 ‘핵피아’ ‘원피아’ 등으로 불리는 원전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도 자리하고 있다.

“그 부분은 원자력업계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원전을 둘러싼 부패사건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수 원전 전문가들은 개발, 연구, 건설에 집중하며 원전 기술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 신고리 5ㆍ6기 건설이 재개된다면 첫 번째 수립해야 할 대책도 지역주민과의 소통이다. 안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충분한 설명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보상체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원전 운영에 대한 이득이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약력

황주호

-조지아공과대학교 대학원 원자핵공학 박사

-전 한국원자력학회장

-경희대 국제부총장 겸 원자력공학과 교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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