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당, 극우 자유당이 득표율 31.4%, 27.4%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외신들은 난민 문제가 오스트리아 총선을 지배했다고 전했다.
CNN은 오스트리아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면서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제기했던 부의 재분배, 실업과의 전쟁은 선거 이슈에서 밀려나고 오로지 난민 문제만이 선거에서 쟁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국민당은 현재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 대신 자유당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 CNN은 지난 대선 결선투표에서 패했던 자유당이 이번 총선에서 ‘킹메이커’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선거로 정치의 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 기간에 등장한 세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를 비방하는 '가짜 뉴스'가 사민당 관계자가 만든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당과 사민당의 갈등은 커질 대로 커진 터라 두 당이 다시 연정을 꾸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사민당이 그동안 금기를 깨고 자유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정 가능성이 더 크다. 국민당과 자유당은 이미 1983년, 2000년 연정을 꾸린 적이 있는데 자유당의 전력을 문제 삼은 이스라엘의 반발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를 불러왔다. 한편 자유당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는 총선 출구조사가 나온 뒤 “위대한 승리”라고 말하면서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요구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총선에서 난민 문제가 선거 기간 내내 지배적인 이슈가 됐다면서 쿠르츠가 당을 오른쪽으로 몰고 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현 정부에서 외무장관으로서 난민들의 주요 경로였던 발칸 루트 폐쇄를 주도했던 쿠르츠는 이번 선거에서 또 다른 난민 루트인 지중해 루트의 폐쇄, 오스트리아에 거주한 지 5년이 안 되는 난민에 대한 복지 축소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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