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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50년, 변방에서 중심으로] “문화활동 통한 감성적 접근이 동반자 관계 만들어”

입력
2017.10.16 16: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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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재외 한인상공인연합 중

최초로 베트남메세나협회 발족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조선오페라단 제공
최승우 조선오페라단 대표. 조선오페라단 제공

“베트남을 해외 생산기지로만 대해선 부족합니다. 정신적 교감을 나누려는 조직적인 활동이 있어야만 진정한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내달 15일 베트남 호찌민시청 앞 광장인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 오르는 창작 오페라 ‘선비’ 공연 준비에 한창인 최승우(59) 조선오페라단 대표는 1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공연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11월 11일~12월 3일)의 일환이지만, 그렇다고 일회성 단발 행사는 아니다. 그는 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선비’를 베트남에 선보이려 했고, 이제 그 첫발을 떼는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달 16일 재외 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ㆍ코참) 중에선 처음으로 창립되는 ‘베트남메세나협회’ 얘기다.

최 대표가 한국 기업의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이 베트남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올해 1월. ‘선비’의 베트남 공연 준비 과정에서 현지 한국법인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매우 활발하면서도 ‘개별적’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것이다. “기업들이 각자 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다 함께 뭉쳐서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있어요.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려면 정서적인 ‘공감’이 필요하고, 이는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조직적인’ 문화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때부터 최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메세나 조직 출범에 앞장섰다. 김흥수 호찌민 코참 회장과 윤주영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장, 국영 신문사인 ‘베한타임즈’ 대표 김종각 변호사 등을 수시로 만나 ‘조직’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현지 한국법인 관계자들도 직접 접촉했다. 그는 “다행히 거의 모든 분이 흔쾌히 동의해주고, 직접 총대를 메고 적극 나선 분들도 있어 베트남메세나협회 창립까지 이르게 됐다”며 공을 돌렸다.

미국의 한 한인 언론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최 대표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취재로 메세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백인의 흑인 차별로 시작된 사건이 한인 가게 약탈로 번지면서 ‘한흑갈등’이 됐는데, 흑인사회와 마음을 나누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프랑스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 지배 경험이 있으면서도 이들을 미워하기는커녕 ‘선한 채무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120년 전 베트남에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등 문화적 공감을 나누려 했습니다. 경제발전 목적을 넘어서, ‘감성’의 차원에서도 접근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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