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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득세 오스트리아, EU와 다른 길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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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득세 오스트리아, EU와 다른 길로 가나

입력
2017.10.16 17: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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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중도우파 국민당 1위

31세 쿠르츠 사실상 총리 확정

극우 자유당과 연정 가능성 커

反난민 등 폐쇄정책 굳어질 듯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이자 현 외무장관인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15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당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이자 현 외무장관인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15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당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총선(15일)에서 예상대로 중도우파 국민당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차지한 극우 자유당과 국민당의 연립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차기 총리로 확정된 역대 최연소 지도자 제바스티안 쿠르츠(31) 국민당 대표(현 외무장관)가 얼마나 급속도로 오스트리아를 ‘우향우’ 시킬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총선 개표 마무리 단계에서 국민당이 3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자유당이 27.4%로 원내 제2당 자리에 올랐고, 직전 총선 이래 다수당 자리를 지켜오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26.7%로 3위에 그쳤다. 쿠르츠 당수는 사민당을 누른 “역사적 승리”임을 강조하며 “하지만 다른 당에 대한 승리의 날이 아닌 이 나라에서 진짜 변화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의석 배분은 하원 전체 183석 중 국민당이 61석, 자유당은 53석, 사민당은 52석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총선의 최대 승자는 자유당이다. 2013년 득표율보다 7%포인트 가까이 올랐을 뿐 아니라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표를 차지했다. 자유당 지지자들이 투표 후 행사에서 오스트리아 고유 커틀릿 요리인 슈니첼을 먹으며 민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기쁨을 만끽한 가운데,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의 메시지가 주류 정치에 안착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5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2당에 안착한 극우 자유당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가 수도 빈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5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2당에 안착한 극우 자유당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가 수도 빈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연정 구성에 있어 자유당의 ‘몸값’도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쿠르츠 당수가 올해 5월 이미 난민 정책, 경제개혁 등의 입장 차이로 사민당과의 연정 파기를 주도해 차기 내각은 국민당ㆍ자유당 연정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가 총선 승리 연설에서 “모든 옵션이 가능하다”고 여지를 남기고는 있으나 반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유당의 선전은 이들이 연정 구성 시 그만큼 값비싼 요구를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2000년 첫 국민당ㆍ자유당 연정이 구성될 당시 극우 정당의 내각 진입을 반대해 오스트리아에 제재를 부과했던 유럽연합(EU)도 이번엔 비교적 조용하다.

국민당이 선거 전부터 난민들에게 한층 강경한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4년간 외무장관으로 재직한 쿠르츠 당수는 지난해 새 난민 유입을 막아 유럽행 난민들의 주요 경로였던 ‘발칸 루트’를 사실상 폐쇄한 데 이어, 선거 국면에서는 “유럽에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를 잇는) 지중해 루트 폐쇄도 압박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유당은 국민당이 극우주의의 중심인 반난민 정책을 채택한 시점부터 이미 자신들의 영향력을 증명한 셈이다.

키를 쥔 쿠르츠 당수는 당분간 폐쇄적 노선을 고집할 태세여서 EU 통합 진영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정치분석가 토마스 호퍼는 “차기 정부가 당장 EU 탈퇴 등을 논의하진 않겠지만 자유당이 그와 상당한 요구를 할 정도로 강력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독일의 오랜 동맹인 오스트리아가 (독일과) 다른 구상을 내놓을 가능성도 대폭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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