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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반도체 착시 극복할 신성장동력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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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 반도체 착시 극복할 신성장동력 찾으라

입력
2017.10.16 19: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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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퇴진하면서 삼성그룹 인사혁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권 부회장의 퇴진으로 인사적체에 물꼬가 트이고, 같은 세대의 동반퇴진으로 세대교체가 가능해졌다. 이르면 금주에 시작될 후속 인사에서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철학이나 혁신방향 등이 일부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금과 같은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미래사업전략수립이나 신규수종사업발굴, 기업인수합병 등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가 삼성의 변화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삼성이 일개 글로벌 한국 기업에 머물지 않고,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수출 등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 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선이고, 3분기의 경우 상장사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빼고 나면 주가가 2년 전 수준이고, 영업이익도 마이너스라고 한다. 따라서 좋든 싫든 삼성이 없는 한국 경제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고, 삼성의 문제는 한국 경제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심각한 문제점의 하나가 삼성전자 내에서조차 영업이익의 심각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 중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이 10조원으로 70%에 육박한다.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가전ㆍTV 등의 실적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있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도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죽을 쑤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의 수출호조나 완만한 경제성장은 반도체 경기호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하지만 산업구조조정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불황을 견딜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은 요원하다. 중국의 반도체 추격속도가 빠른 데다, 반도체 불황기가 오면 우리 경제는 그만큼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권 부회장의 지적대로 지금의 최고 실적은 과거 투자의 결실일 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삼성이나 국가 차원에서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도체 착시 효과를 빼면 고용 소비 설비투자 건설 등 주요 경제지표는 하나같이 하락세다. 그런데도 정부는 산업구조조정에 손을 놓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구조조정을 주도해야 할 월간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가 6개월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게 단적인 예다. 그나마 세계 경기의 흐름이 다소 나아지는 분위기라 가슴을 쓸어내릴 뿐,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는 속이 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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