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MB) 정부 시절 각종 정치공작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추명호(54) 전 국가정보원 국장 등 국장급 간부 3명에 대해 무더기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수사팀은 18일 추 전 국장과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MB 정권 당시 국익전략실 소속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 전 실장과 공모해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 하차 또는 소속사 세무조사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배우 문성근씨를 비난하는 공작활동 기획ㆍ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때도 국익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ㆍ실행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원회 발표로 추 전 국장이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도 뭉갠 정황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유착관계가 확인된 만큼 국정원의 수사의뢰가 오는 대로 검찰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 전 실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수립 등을 기획하도록 지시하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은 ‘민간인 댓글부대’ 운용과 관련해 2010년 1월부터 후임인 민병주 전 단장이 부임한 그 해 12월 3일까지 심리전단 사이버팀 활동에 관여했다. 유 전 단장은 국정원 민간인 외곽팀의 정치관여 활동비 명목으로 10억여원의 국정원 예산을 불법 지급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돈을 받은 보수단체들은 관제시위, 시국광고 등의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했다. 민 전 단장은 같은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국정원의 추가 수사의뢰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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