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화력과장 6년 연속 준장 진급
해외파병과장은 10년간 8명 ‘별’
준장 진급 대령 비율 5%미만 불구
진급률 50% 넘는 보직만 20여곳
육사 출신 등 보직 대물림 의구심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는 비율이 매년 5%에도 못 미치지만 합동참모본부 화력과장(대령)의 경우 6년 내리 장군으로 진급했다. 장군 진급을 보장받는 대령 보직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대령 보직 가운데 진급률이 50%를 웃도는 자리도 20개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과 사관학교 출신이 진급을 독식한다는 지적은 자주 제기돼 왔지만 기형적으로 진급률이 높아 ‘떼어 놓은 별자리’라는 말을 듣는 보직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군으로부터 받은 최근 10년(2007~2016년) 간 장성 진급자 보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진급률이 50% 이상인 대령 보직은 21개였다. 대령 보직의 임기가 통상 1년인 상황에서 합참 해외파병과장은 10년 동안 8명이 장군으로 진급했고, 육군 군수사령부 계획운영과장과 육군 3군사령부 작전과장은 같은 기간 10명 중 7명이 장군 계급장을 달았다. 특히 2007년 이후 10년 동안 합참 해외파병과장은 2008, 2015년을 제외하고 모두 장군 진급에 성공했다.
국방부와 합참의 특정 대령 보직이 장군 진급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설이 군 안팎에서 파다했지만 통계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합참 화력과장이나 국방부 미국정책과장,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 육군본부 동원기획과장, 합참 합동작전과장, 한미연합사령부 연습과장 등도 최근 10년 동안 6명의 장성을 배출하며 ‘전통의 명문’임을 과시했다.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하는 과정에서도 ‘떼어 놓은 자리’가 존재했다. 3군사 작전처장의 경우 최근 10년간 8명이나 소장으로 진급했고, 육본 군수1차장과 육군 2작전사령부 작전처장 자리에서는 10년 동안 7명의 소장이 배출됐다. 국방부 정책기획차장과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합참 작전1처장, 육군 3사관학교 생도대장 등 4개 보직도 진급률이 60%에 달했다.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차장, 육본 정보작전1차장, 육군 1군사령부 작전처장 등 세 자리는 절반이 별을 추가했다.
육군 및 사관학교 출신의 별자리 독식 현상도 뚜렷했다. 진급률 상위 보직 21개 자리 가운데 18개가 육군에 돌아갔고 별자리 진급자 121명 중 비사관학교 출신은 고작 12명이었다. 특히 6년 연속 진급에 성공한 합참 화력과장의 경우 육사 41~46기 대령들이 대물림 했다. 합참 통합방위과장, 3군사 대화력전과장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육사 전용 보직이었다.
진급을 보장하는 특정 보직의 존재는 자칫 자기 사람 챙기기의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보직 심사에서 진급까지 결정돼 버리는 불공정이 초래될 개연성도 있다. 진급 심사가 4심제에다 심사위원단 규모도 크고 정량 평가 위주로 진행되는 데 비해 보직 심사는 훨씬 단출하고 폐쇄적이라는 점에서 밀실 보직 결정이 군내 사조직의 온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지금껏 군이 능력 위주 인사 원칙을 공언해 왔지만 별자리를 통해 육군과 육사가 독점하는 기득권 체제를 재생산해 오지 않았나 의심된다”며 “보직 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최근 10년 간 장군 진급률 상위 대령 보직
*2007~2016년 집계. 대령→준장 진급률은 매년 4~5%.
<자료: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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