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중도ㆍ보수 신당 구상을 처음으로 밝혔다. 유 의원은 18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내 중도ㆍ보수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단계적 통합이든, 한번에 합치든 전제만 갖춰지면 다 가능한 일”이라며 “지방선거 전이라도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 13일 바른정당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될 경우, 적극적인 중도ㆍ보수 통합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유 의원은 “필요하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신당 창당 이전 국민의당과 내년 6ㆍ13 지방선거에서 연합공천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이 후보를 내기 어려운 지역은 우리(바른정당)가 내는 방식의 선거연대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며 “성사된다면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임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과 겨뤄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과 통합 혹은 선거연대의 조건도 제시했다. 안보 노선 조정과 지역주의 탈피다. “안보관이 너무 다르면 곤란하고, 국민의당이 ‘호남지역 당’이라는 이미지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통합을 할 때 너무 세세한 조건까지 따질 수는 없다”면서도 “햇볕정책과 지역주의 문제는 선행 합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중도ㆍ보수 통합 신당 구상은 ‘한국당 고립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과 선거 연대 혹은 통합 움직임은 한국당 내의 극우ㆍ과거식 보수에 갇혀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 내에 같은 뜻을 가진 의원들과도 함께 해야 한다”며 “중도ㆍ보수를 지지하는 국민에게 건전 대안 세력이 되려면 제가 그리는 그림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유 의원의 구상이 양당 내 통합 논의에 급물살을 타게 할 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앞서 바른정당과 통합 시 시너지 효과를 타진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또 김동철 원내대표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양당 내에서 통합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회동에서도 중도ㆍ보수 신당 구상을 설명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그러나 김 의원은 국민의당과 협력의 가능성을 낮게 보더라”며 “탈당 생각이 확고한 듯 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김 의원을 비롯해 탈당파 의원들에게 제대로 된 통합의 길로 가보자고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한국당에) 백기 들고 기어 들어가면 한국당이 변화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우리가 통합의 큰 길을 제시하고 뜻이 같은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인터뷰 전문 이어집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