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가 수업 중 혐오발언을 일삼자 이 학교 학생들이 직접 폭로에 나섰다. 교수는 논란이 커지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20일 트위터 ‘배화여대 여혐교수 고발’ 계정에 따르면 이 학교 교수 A씨는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돈 많으면 남자에게 시집가라”, “취업은 시집 잘 가려고 하는 거잖아” 등의 폭언을 했다. 이 계정은 A씨의 막말에 시달리던 몇몇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학생들에 따르면 A씨의 ‘말 폭탄’은 수업뿐 아니라 그가 운영하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서도 이어졌다.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족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죽은 딸 팔아 출세했네”라는 설명을 달거나, 광복 72주년을 맞아 서울시내 일부 버스에 설치된 소녀상 관련 기사에 “미쳐 돌아간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자신도 여대 교수이면서 “여학교를 폐지하라. 모든 여학교는 남녀공학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모순적 주장을 펼치고, “김치 여군에게 하이힐을 제공하라”는 여성혐오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A씨 밑에서 더 이상 수업을 들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학생들은 A씨의 만행을 온라인에 폭로하기로 결심했다. 폭로에 동참한 한 학생은 “A씨가 굉장히 위험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들고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A씨는 20일 오후 소속 대학에 사직서를 냈다.
배화여대 관계자는 이날 “(A씨가) 학교를 관두겠다는 뜻을 밝히고 사직서도 제출하고 갔다”며 “학교 측이 해당 내용을 아직 회의 중이긴 하지만 더 이상 이 일로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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