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인삼 홍보 조형물에 남성 성기 모형
모터로 위아래 움직여 민망
축제장 입구 하천에 설치
시민ㆍ관광객 “선비도시 망신” 비난
경북 영양군이 지난달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양고추페스티벌에 벗은 아이를 형상화한 음수대를 설치했다가 망신을 산 데 이어 이번엔 영주 풍기인삼축제장에서 모형 성기를 상징물로 만들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풍기인삼축제조직위원회는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 높이 2.5m 크기의 인삼 조형물을 설치했다. 축제의 주제를 나타내는 조형물로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남원천에 세워졌다. 문제는 인삼 조형물 중간 부분에 붉은 색을 띤 남자의 성기 모형이 부착돼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터장치를 해 성기 모형이 아래위로 계속 움직인다. 인삼 조형물에는 ‘인삼의 힘!’이라고 적힌 어깨띠가 걸쳐져 있다. 풍기인삼이 정력에 좋다는 뜻을 담기 위해 조직위가 설치했다.
행사장을 찾은 60대의 순흥면 주민은 “어린 아이들도 다니는데 민망해서 쳐다볼 수가 없다”며 “누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양반촌’ ‘선비촌’이라는 영주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말인 개막일과 다음날에는 전국에서 수만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영주시 측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영주시 관광부서는 “민원이 잇따르는 데다 부적절한 조형물이라고 판단돼 축제조직위에 철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형물은 축제 개막 3일째인 23일 오후까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이 축제는 29일까지 열린다.
조직위 관계자는 “풍기인삼의 효능을 강조하려고 만들었다”며 “민원이 많은 만큼 바로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영양군은 지난달 4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연 영양고추페스티벌에 ‘고추 음수대’를 설치했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했다. 음수대는 성기를 내놓은 남자 아이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배꼽을 누르면 성기 부분에서 나오는 오미자차를 컵으로 받아 마실 수 있다.
글ㆍ사진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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