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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임형준 없으면 말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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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범죄도시’ 임형준 없으면 말이 되니?

입력
2017.10.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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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범죄도시’로 12년 만에 오디션 봤죠.”

배우 임형준에게 영화 ‘범죄도시’는 간절함 그 자체였다. ‘가문의 영광’(2005년) 시리즈 흥행 후 코믹한 캐릭터로 각인된 임형준에게 ‘범죄도시’ 속 도승우 역은 색다른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마동석을 통해 받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작품에 흥미를 느꼈고,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기존의 이미지 탓에 연출부로부터 거절을 당했으나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임형준은 ‘가문의 영광’ 후 12년 만에 본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격했다.

“오랜만에 오디션을 봤는데도 전혀 떨리지 않았어요. 간절한 마음이 워낙 컸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약 1시간 30분 정도 오디션을 봤고, 강윤성 감독이 ‘괜찮다’는 피드백을 바로 해줬죠. 사실 이 영화가 흥행을 할지 안 할지는 생각도 안 했어요.”

임형준은 오로지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다고 했다. 스스로를 ‘대세 조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만큼 매 순간이 간절했단다. 비단 임형준에게만 속한 이야기가 아니다. 배우들 모두 간절한 마음과 에너지로 똘똘 뭉쳐있었다.

“윤계상도 장첸이라는 인물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간절히 노력했죠. 옆에서 봐도 느껴질 정도였어요. 사실 캐스팅만 두고 봤을 때는 윤계상이라는 배우가 안 어울리는 캐릭터였으니까요. 진선규나 김성규도 말할 것 없고요. 다들 뭐든지 할 수 있을 만큼 전투력이 넘쳤죠. 그런 조합이 잘 어우러져 영화가 완성도 높게 나온 것 같아요. 곧 ‘범죄도시’의 힘이죠.”

강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연뿐 아니라 조ㆍ단역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들의 의견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강 감독은 전혀 달랐죠. 모두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줬어요. 제작사 장원석 대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나라는 사람한테 기회를 준 것 같기도 해요.”

극중 임형준이 분한 도승우는 사실 조선족 ‘깡패’가 아니다. 가리봉동 주민들과 친하게 지내는 1세대 조선족이다. 장첸(윤계상) 무리처럼 강렬한 캐릭터는 아니었으나 도리어 깡패 캐릭터가 아니라서 안도했다고 했다.

“누구나 센 악역을 다 하고 싶어 하죠. 그렇지만 만약 위성락(진선규)을 했다면 이질감이 들었을 것 같아요. 도승우 캐릭터는 해 볼만 해서 욕심을 낸 거죠. 이 캐릭터를 하면서 대중의 편견, 혹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서서히 연기할 수 있다면 예전의 이미지로 저를 평가하는 분들도 별로 없지 않을까요?”

물론 도승우 캐릭터도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장첸과 대립하는 황사장(조재윤) 무리에 붙잡혀 물고문을 당하며 수모를 겪기도 한다. 임형준은 “실제로 코에 물이 다 들어갔다”고 말하며 웃었다.

“어렸을 때 아동 스포츠단 출신이긴 했지만 너무 힘들었어요(웃음). 의자에 묶인 채 물에 빠져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잖아요. 못 견디겠으면 대역을 쓰면 되는데 그게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더라고요. 물을 먹기도 많이 먹었지만 추워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임형준은 ‘범죄도시’를 통해 연기에 대한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고 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헉헉거리다가 물 한 모금 마신 느낌이다”고 표현했다.

“또 버틸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죠. 윤계상이 ‘간절하니까 되는구나’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 마음이 정말 와 닿았어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좋은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요. 이번 작품으로 자신의 마음가짐이 참 중요하다는 걸 느꼈죠. 개인적으로 그 동안 조금 위축됐었는데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한 만큼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 중에서도 “임형준이 제일 힘들었을 것”이라는 한 관객의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또 혼자 극장에서 ‘범죄도시’를 관람한 어머니를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실 다른 반응은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었는데 어머니께서 혼자 ‘범죄도시’를 보셨다는 이야기에는 울컥했어요. 어머니는 이런 장르가 낯설지만 아들 나오는 영화라서 보고 오신 거죠. 고생 많이 했겠다고 얘기해 주는데 큰 힘이 됐어요. 아무래도 가족의 응원이 제일 힘이 되죠.”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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