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에 있는 한 사립대 학생식당 메뉴에서 수도꼭지가 발견돼 학교 측이 조사에 나섰다.
김천대는 지난 20일 오후 이 대학 기숙사 학생식당 저녁 메뉴였던 뼈 해장국에서 나온 수도꼭지로 보이는 쇳덩이가 조리 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학생식당 담당업체는 이물질 혼입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식당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붙였다.
문제가 된 수도꼭지는 해장국을 끓이던 조리실 대형 국솥 옆에 달려 있던 것으로, 조리 과정에서 솥 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도꼭지를 발견한 학생은 식당 측의 사과와 환불 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지난 22일 김천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김천대학교 대나무숲’(김천대 대숲)에도 올라와 뒤늦게 화제가 됐다.
학생들은 “어떻게 국에 수도꼭지가 빠질 수 있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김천대 대숲 해당 게시물에 “망치로 때리거나, 기구를 써서 빼야 하는 수도꼭지가 어떻게 국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식당 측이 문제가 된 해장국을 다음 날 아침 메뉴로 재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천대 대숲에 이 사실을 처음 알린 학생은 “(문제가 일어난)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학식의 정식 메뉴에 국으로 해장국이 나왔다”며 “(해장국을) 다 버리고, 식당 주변에 사과문을 올려도 모자를 판국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건 발생 후 이 일을 모르는 학생들은 주말 동안 밥을 먹었을 텐데 얼마나 화가 날까. 이는 학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수도꼭지의 혼입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가 된 업체를 조만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음식 재탕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천대 관계자는 26일 “학생식당 음식에서 수도꼭지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와 조사한 결과, 식당 측의 실수로 확인됐다”며 “후속 조치로 식기구 점검과 조리 시설 개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문제가 된 업체는 오는 12월 재계약 때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천대는 “일각에서 제기된 음식 재탕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장국이 저녁 메뉴로 나온 다음 날 아침 메뉴는 시래깃국이었다. 아마 해장국과 시래깃국이 생김새가 비슷해 (학생이) 착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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