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방문진 이사직 사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고 이사장은 “방문진이 이사직을 해임할 권한은 없다”면서 “불신임 결의안이 의결될 경우 이사장직만 물러나고 비상임 이사직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불신임 결의와 관련한 요건이나 규정은 없는 만큼 불신임 결의가 효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방통위는 옛 여당 추천 이사 2명이 사퇴한 방문진 이사에 보궐 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하면서 방문진 이사진 9명의 구도가 친여 5명, 친야 4명으로 바뀌었다. 이로써 다음달 2일 열리는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 정도면 고 이사장은 물론, 김장겸 사장도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 이사장은 “자발적 사퇴 요구에 순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사장 뿐 아니라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라는 압박에는 “이사직을 사퇴하면 내가 비리가 있어서 물러나는 것이라는 오해에 대해 해명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은 방문진 보궐 이사 2명 선임에 반발해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의원들은 고 이사장을 집중 공격했으나 고 이사장은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란 고 이사장의 발언을 들어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나라가 적화되고 있나”고 물었다.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대답했다.
여기에다 고 이사장은 점심 시간 때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이 말썽을 빚었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 기관 증인으로 참석한 사람으로서 처신을 조심했어야 했다”고 비판하다 고 이사장은 “증인이 거기 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나”라고 맞받아치면서 한동안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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