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불신임안 의결 땐 방문진 이사장 사임” 의사
한국당, 6시간 의총 불구 국감 복귀 여부 결정 못해
파업 중인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의 막말과 기행이 도를 넘어섰다. 고 이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관련 색깔 공세를 펴고, 국감 정회 중엔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장을 찾아 연설을 하는 기행까지 서슴지 않았다.
고 이사장은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기관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2015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 이사장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나라가 적화되고 있다고 보냐’고 묻자 “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우리나라는 적화되는 길을 갔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 이사장의 비상식적 행동은 국감을 보이콧 중인 한국당 의총장을 이날 낮 찾아 연설을 하는 데서 절정에 달했다. 경기고 동문인 정우택 원내대표의 연락을 받고 의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진 고 이사장은 현장에서 “지난 (진보) 정부의 노영방송에서 벗어나서 객관적 보도를 하는 와중에 다시 이런 사태(MBC 파업)가 터져 안타깝다”며 “이사장 해임이 되더라도 이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신경민 민주당 과방위 간사는 오후 국감 시작 직후 “국감을 거부하는 정당 (의총)에 기관 증인이 연사로 출연한 것은 잘못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오히려 “쉬는 시간에 (간 것인데) 무슨 문제가 되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고 맞서 국감이 다시 정회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물론 “해결 능력이 없다면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곧 물러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방문진 정기 이사회가 예정된 11월 2일 불신임안이 의결되면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각 상임위 별 국감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파행을 겪었다. 한국당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상임위의 경우 민주당 간사가 사회를 대신 맡는 식으로 감사를 이어갔다.
국감 파행 장본인인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6시간 가까이 의총을 열었음에도 향후 투쟁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요일 국감 복귀와 보이콧 지속을 두고 의견을 통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의총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감 보이콧은 이어갈 것”이라며 “29일 오후 원내대책회의, 30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논의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해임 촉구 결의안은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