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대산문학상 시, 소설 부문에 서효인(36), 손보미(37)씨가 선정됐다. 최승자, 김혜순, 김훈, 임철우 등 중견•원로 작가들이 주로 수상했던 이 상의 관례에 비추어 볼 때 파격적인 결과다. 서씨는 2006년 등단해 2011년 김수영문학상을, 손씨는 2009년 등단해 2013년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은 “수상 연락을 받고도 믿어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첫 장편소설 ‘디어 랄프 로렌’으로 이 상을 수상한 손 작가는 “첫 장편소설이라 본심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큰 상을 받게 돼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손 작가는 “소설가로서 가장 즐거운 순간, 가장 힘든 순간을 이 작품 쓰면서 겪었다. 스스로 ‘이렇게 써도 좋은가?’를 매번 의심하면서도 ‘쓰고 싶은 이야기 끝까지 밀고 나가자’고 저 자신을 다독이며 쓴 작품”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디어 랄프 로렌’은 미국 유학 중 좌절한 한국인 남자가 기억을 되살리며 자신과 대면하는 과정을 패션디자이너 랄프 로렌과 그의 양부 조셉 플랭클의 사연과 엮은 소설이다. 1990년대 랄프 로렌의 셔츠, 코트를 입고 학창시절을 보낸 2030세대의 감성을 건드리며 출간 7개월 만에 4쇄를 찍었다.
박상순, 천양희, 허수경, 문성해 등 중견 원로 시인과 본심에 오른 서효인씨의 수상은 더 파격적이다. 서씨는 “첫 시집 내고 1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내 비슷하다는 평을 받았다”며 “세 번째 시집을 내는 6년 동안 직장이 바뀌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 변화가 시집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대산문학상 번역 부문은 ‘한국시선집: 조선시대’를 비롯해 40여년간 한국 고전시를 영어로 번역한 케빈 오록 경희대 명예교수가, 2년마다 선정하는 희곡 부문은 ‘불역쾌재’를 쓴 장우재 극단 이와삼 대표가 수상했다. 각 부문별 상금 5,000만원이며 시상식은 27일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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