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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히든 히어로] 평창행 티켓 보이자, 야식-간식 금지령

입력
2017.11.10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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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스노보드 국가대표 조현민

5월부터 진천선수촌 합류

경기력-체력 키우기 위해

과자 끊고 체중 집중 관리

올 뉴질랜드 월드컵서 톱10 진입

남은 4개 대회서 평창 티켓 노려

“세계 4, 5등 실력” 전망 밝아

스노브드 하프파이프 ‘신동’ 조현민이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스노브드 하프파이프 ‘신동’ 조현민이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만 두 살이 갓 지났을 무렵 아빠 손을 잡고 스키장을 따라간 신동은 4세 때 인터넷 공간에서 유명세를 탔다. 스노보드를 타는 영상이 화제를 모아 ‘몬스터 베이비’로 불렸다. 재능을 확인한 아버지는 아들을 스노보드 선수로 키우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2009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전국동계체전 초등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기 시작하며 미래를 밝혔고, 2015년 대한스키협회 스노보드 영재로 발탁됐다. 그리고 올해 3월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2년 11월생인 스노보드 신동 조현민(15ㆍ부천 부인중)은 스키협회 사상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달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정조준 했다. 이번 시즌 성인 대표로 개인 훈련이 아닌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그는 8일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5월에 처음 선수촌에 들어왔는데,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하고 밥도 맛있다”며 순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형들을 보며 멘탈 관리도 배우고, 기술적으로는 따라가려는 것보다 능가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해맑은 스노보드 대표팀 막내 조현민.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해맑은 스노보드 대표팀 막내 조현민.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부모님과 떨어져있고, 친구들이 있는 학교도 생각이 나는 어린 나이지만 평창올림픽 꿈을 위해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조현민은 김수철 대표팀 코치의 지도 속에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 김 코치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과자를 달고 있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는 체중이 많이 불어있었다”면서 “보드를 타는데 방해요소를 줄이기 위해 체중 관리에 신경 썼다. 경기력 향상이나 체력을 끌어올리는데도 절제가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 형들이 야식을 먹을 때 조현민은 자동 열외다. 선수 본인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인정한다. 조현민은 “간식 먹는 것을 좋아하고, 한번 먹을 때 왕창 먹는다”며 “만약 여기에서 관리를 안 했으면 체중이 감당 안됐을 것”이라고 웃었다. 혹독한 관리를 받는 이유는 물론 가능성 때문이다. 김 코치는 “기량이 올라올 때 확실히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민은 처음 스노보드를 탔을 때의 기억이 없다. 너무 어렸을 때라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113㎝ 길이의 보드를 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기억이 나는 시점은 다섯 살 무렵이다. 조현민이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던 종목은 슬로프스타일이다. 이 종목은 다양한 기물과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에서 경쟁한다. 슬로프스타일을 하다가 초등 4학년 당시 기울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공중연기를 펼치는 하프파이프로 종목을 바꿨다. 조현민은 “이게 훨씬 더 재미 있고 스릴도 있어 타게 됐다. 착지했을 때 쾌감이 상당하다”고 종목을 변경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현민이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점프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조현민이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점프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공중 회전 동작이 많아 부상 위험도 크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적은 없다. 조현민은 “큰 부상은 없었다”며 “착지를 잘 못했을 때 갈비뼈에 실금이 간 것이 전부”라고 했다. 부상 없이 꾸준히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은 덕분에 현재 기량은 평창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낼 단계까지 올라섰다. 하프파이프 대표팀 주장 이광기는 “(조)현민이는 좋은 환경 속에 보드를 타고 있다”며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는 아무런 지원도 없었고, 자비로 월드컵에 나서곤했다”고 떠올렸다. 스키협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4년 취임한 뒤 해외 전지훈련 지원 및 코칭스태프 구성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현민은 “도움 주신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아직 평창 올림픽 출전권이 없는 조현민은 올림픽 전까진 남은 네 차례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획득해 평창 무대를 노린다. 전망은 밝다. 지난 9월 2017~18시즌 첫 뉴질랜드 월드컵에서 공동 9위를 차지하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하프파이프는 세계랭킹 상위 30명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데, 한 국가 당 4명의 출전 제한이 있다. 김 코치는 “세계 4~5등에 해당하는 기술 구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조현민은 “최연소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체만으로 영광일 것 같다”며 “설레고 흥분되는 느낌이 크다. 결과보다 대회를 즐겨보려고 한다”고 평창올림픽을 머리 속에 그렸다. 그는 또한 “아빠가 세계 대회에서 1등 하면 아이폰을 사준다고 하셨는데 주니어세계대회에서 우승했는데 휴대폰이 쓰던 거 그대로다”라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제 돈으로 살 수 있겠다”고 중학생다운 답변을 했다.

진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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