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숭모제 후 자료관 기공
우려했던 진보ㆍ보수 충돌은 없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을 기념하는 숭모제가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서 열렸다. 일부 극렬 지지자들의 가두행진과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 등으로 어수선했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구미시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남유진 구미시장과 백승주(구미갑) 장석춘(구미을) 이철우(김천) 자유한국당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태완ㆍ임인배 전 국회의원, 지역 기관단체장과 지역주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지지자 등 1,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참석자의 2배 가량이고, 예년 수준과 비슷하다.
숭모제가 끝난 뒤 구미시는 생가 옆 박정희기념공원에서 박정희역사자료관 기공식을 열었다. 자료관은 200억 원을 들여 6,1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4,300㎡인 역사자료관을 2019년 6월까지 지어 유물 5,670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기공식장 옆 특설무대에서 박 전 대통령 일대기와 18년 재임기간 업적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축하공연을 펼쳤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이뤘던 한강의 기적을 넘어 낙동강의 기적으로 경북과 구미 경제를 일으키겠다”며 “이번 탄신제가 동ㆍ서가 하나되고 진보ㆍ보수가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제 박정희 대통령을 놓아달라.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에게 맡기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간에 화해를 이루자”며 “문재인 정부는 화해의 차원에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를 발행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구미참여연대와 민노총 구미지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 명은 숭모제가 끝날 때쯤 생가 입구에서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5개 중대 400여 명을 동원한 경찰의 저지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사모 회원 등은 기념식 전부터 행사장에 천막을 쳐 놓고 ‘박근혜 무죄 석방’을 촉구하며 서명을 받았다. 또 확성기로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행위를 하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다. 숭모제가 끝난 뒤 일부 극렬 지지자 100여 명은 생가 주변 도로를 행진하며 “문재인 타도”, “박근혜 석방”을 외치다가 오후 2시쯤 해산했다.
구미=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