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의 영웅’ 이국종(48) 아주대 의대 교수가 이번에도 의사로서 진면목을 보여줬다.
이 교수는 지난 13일 복부와 팔, 다리 등에 최소 5~6발의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의 긴급 외과수술을 집도하고 “수술은 끝났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14일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인물이다. 당시 이 교수는 아덴만 현지로 날아가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던 석 선장의 수술을 집도했다.
이때 활약으로 그에게는 ‘아덴만의 영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 교수가 귀순 병사 수술을 맡은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이국종’, ‘귀순’이 나란히 상위권에 올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 교수를 응원하는 글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1995년 아주대 의대를 졸업한 이 교수는 1,300여 명의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해온 응급수술 전문가다. 현재는 아주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주말, 휴일 없이 36시간을 밤새워 일하다가 2년 전 수면 부족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환자에 최선을 다한다. “그들을 살리는 것이 자신의 업(이 교수가 쓴 비망록 中)”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이 정도인 걸 모르시고, 너무 좋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 이거밖에 안 되는 사람이에요. 밖에서도 쓰레기, 안에서도 쓰레기. 다들 절 싫어해요”라고 했다.
자신을 ‘위대한 휴머니스트’처럼 떠받드는 일각의 여론을 경계한다는 뜻이다.
한 네티즌은 이번에도 힘든 길을 자처한 이 교수를 두고 “우리나라에서 진짜 의사라고 느껴지는 분”이라 평가했다. 스스로 ‘쓰레기’라 부르는 이 교수를 사람들은 ‘영웅’이라 칭하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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