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더 이상 대형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유전 개발 등 무분별한 채굴 활동이 지진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 외교 전문 매체인 ‘아메리카인터레스트’는 지난 6월 미 ‘셰일가스 시추기술인 수압파쇄(프래킹)와 지진 사이의 연결고리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를 인용해 셰일가스 개발이 잦은 지진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IA보고서에 따르면 셰일가스, 셰일오일 산업의 중심부인 미 오클라호마주는 2009년 이전에는 연간 1~2회 정도의 지진을 겪었지만, 채굴이 급격히 늘어난 2014년 이후부터는 하루에 1~2회 가량 지진이 감지되고 있다. 보고서는 “셰일 오일과 천연가스 생산 증가와 더불어 지진 발생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4년 케이티 케러넌 코넬대 교수 연구팀은 사이언스 투고 논문에서 오클라호마에서 수 년간 걸쳐 발생한 수 많은 지진이 프래킹 공정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셰일층에 매장된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고압으로 땅에다 액체를 주입하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폐수를 다시 매립하는 게 잦은 지진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액체를 주입할 때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게 지진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오클라호마주에서 지진이 잇달아 발생,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8월 3일 24시간 사이 규모 2.6~4.2의 지진이 8차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오클라호마자치위원회(OCC)는 개발업자들에게 감산을 권고하고, 일부 유정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진동에 취약한 오클라호마의 지질학적 특성도 반영돼 셰일가스 개발 공정 등 채굴이 모든 지역에서 잦은 지진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다. 아메리카인터레스트는 “오클라호마가 직면한 문제가 다른 나머지 지역에도 반드시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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