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 등 유명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만든 혐오영상들을 통칭하는 이른바 ‘엘사 게이트’(Elsa gate)’ 때문에 국내 맘카페(아이 엄마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떠들썩하다.
지난 22일 일부 맘카페에는 “엘사 게이트를 조심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엘사 게이트는 ‘겨울왕국’ 엘사 등 유명 만화 캐릭터들이 나와 마약을 하거나 성폭행 당하는 등 극단적 내용으로 꾸며진 영상을 아우르는 단어다. 약 2달 전부터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됐다. 최초 제작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엘사 게이트는 이달 초부터 해외 유튜버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약 57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 유튜버 ‘필립 드프랑코’가 지난 17일(현지시각) 엘사 게이트 문제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론화하기도 했다. 드프랑코는 영상에서 “엘사, 스파이더맨 같은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이상한 영상이 퍼지고 있다”며 “많은 아이가 무분별하게 이 영상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엘사’ 등의 단어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연령 제한 없이 쉽게 엘사 게이트 영상을 접할 수 있다. 내용은 상식 밖이다.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거나, 만화 캐릭터들이 배설물을 먹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유튜브는 엘사 게이트 영상들을 계정 삭제 등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퍼지는 속도가 워낙 빨라 힘들다는 입장이다. 확산 범위가 방대해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유튜브 전체 방문객의 1일 기준 동영상 시청 시간은 약 10억 시간이고, 매분 400시간 분량 영상이 새롭게 올라온다.
이렇다 보니 맘카페 이용자 사이에서는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이 의견이 생겨나고 있다.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맘 카페 이용자는 23일 “설마 했는데 이런 일이 진짜로 있다”며 “유튜브로 영상을 아들이 마음대로 보고 있는데 이제는 제재를 해야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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