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지 않고 고주파로 갑상선에 생긴 양성 ‘혹’을 제거하는 고주파 절제술이 악성인 갑상선 재발암에서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정환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2008년 9월~2012년 4월 수술 위험부담이 높은 고령 환자나 수술 자체가 어려운 부위에 발생한 61개의 갑상선 재발암을 고주파 절제술로 치료한 결과, 시술 후 종양 크기가 95% 이상 줄어 드는 등 치료 효과가 우수했다고 밝혔다.
갑상선 재발암의 고주파 절제술은 국소 마취한 상태에서 초음파를 보면서 고주파 전극을 재발암에 정확히 삽입한 뒤 고주파 전류를 흐르게 하면 100도 정도의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이 마찰열로 종양 세포를 없애는 방법이다.
갑상선암이 수술 부위나 경부(목)에 재발했지만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 등 건강상태 악화로 인해 재수술이 어렵거나 환자가 외과 재수술을 원하지 않는 경우 재발암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신경이나 혈관들이 밀집해 있는 갑상선 주변의 목에 발생한 갑상선 재발암에서 고주파 절제술은 갑상선암에만 국한된 양성 종양과는 달리 암조직만 효과적으로 파괴해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고난도의 치료 기술이 요구된다.
‘갑상선 고주파 절제술의 세계적인 대가’인 백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목의 림프절에 갑상선암이 재발한 환자 39명에서 고주파절제술을 이용해 병변을 제거했다.
환자에 따라서 여러 개의 병변을 가지고 있어 치료한 총 종양의 개수는 61개였으며, 이들 종양은 치료 결과 종양의 크기가 평균 95% 감소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의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위험 부담이 높기 때문에 고주파나 에탄올 치료와 같은 영상중재시술이 갑상선 재발암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고주파 절제술로 갑상선 재발암을 치료받은 환자 중 최고령자는 92세로 수술을 받지 않고도 고주파 치료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었다.
또한 갑상선암이 기관지를 침범해 호흡곤란을 일으키거나, 목 밖으로 재발암이 튀어 나와 미용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등 갑상선암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을 조절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
수술보다는 덜 침습적인 치료법이라 할지라도, 갑상선 주변에 지나가는 여러 주요 혈관, 신경과 같은 구조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목소리 쉼’, ‘통증’과 같은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치료받은 모든 환자가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백 교수는 “갑상선 재발암에서 고주파의 효용성과 안전성이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선도적으로 검증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치료법이라 고령 환자나 다른 기저 질환으로 수술이 위험하거나, 재발한 환자는 이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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