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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 "이젠 공유차 시대" SKㆍ롯데ㆍ현대차 등 대기업 속속 진출

입력
2017.12.05 16: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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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고 렌터카보다 저렴”

20ㆍ30대 고객이 주로 이용

2020년엔 5000억 시장 전망

SK, 중고차 포기 뒤 공유차 집중

현대차는 전기차 중심 서비스

국내 완성차 업계엔 신규 수요처 부상

'쏘카'에서 공유차로 이용되는 BMW 미니쿠퍼./그림 2국내 공유차 업체 '쏘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휴대폰 어플리케이셔능ㄹ 사용하고 있는 모습.
'쏘카'에서 공유차로 이용되는 BMW 미니쿠퍼./그림 2국내 공유차 업체 '쏘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휴대폰 어플리케이셔능ㄹ 사용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광주광역시 처가에 다녀왔던 회사원 김모(35)씨는 국내 차량공유업체 ‘쏘카’ 덕을 톡톡히 봤다. 서울에서 광주까진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인 데다 1박 2일의 빠듯한 일정인 탓에 차를 가져가는 대신 KTX를 타고 내려갔다. 그런데 모처럼 만난 처가 식구들과 잠깐 온천을 다녀오려고 하니 정작 차가 없어 난감했다. 택시로 다섯 식구가 움직이기엔 어려웠고 3, 4시간 정도만 차를 쓰면 되는 데, 하루 단위로 계약하는 렌터카 비용은 너무 비쌌다. 김씨는 “쏘카 서비스를 이용하니 시간 단위로 이용이 가능했고 무엇보다 처가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차가 대기 중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편리하면 앞으로도 먼 거리를 갈 때 굳이 내 차를 갖고 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차를 개인이 소유하는 대신 한 대의 차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문화가 일상 속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공유차’(카셰어링)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밖에 이용하지 않는 차를 수천만원의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20, 30대 젊은 층 고객을 중심으로 커지는 가운데, 자신이 필요할 때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공유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뛰어들던 국내 공유차 시장은 SK와 롯데 등에 이어 현대차그룹까지 가세하면서 거대 시장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4일 삼정KPM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9월 국내에 공유차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이후 2011년 당시 약 6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2016년 1,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국내 공유차 업체들의 자동차 보유 대수도 같은 기간 400대에서 1만3,000여대로 크게 늘었고, 2020년엔 국내 공유차 시장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 이용층은 20, 30대다. 국내 공유차 시장을 양분하는 쏘카와 그린카의 이용자 수는 2014년 각각 51만 명에서 지난 9월 기준 320만 명, 240만 명으로 늘었는데 이용고객의 약 60%는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카 관계자는 “운전면허 취득 가능 연령대에서 나이가 어릴수록 공유차 서비스 이용 빈도가 높다”며 “도심 주차난과 교통난이 심각해지면서 경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 위주로 자동차에 대해 ‘소유’보단 ‘공유’하는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에 부착된 그린카 로고./그림 4'그린카'의 공유차들이 도로 한쪽에 주차돼있다.
차에 부착된 그린카 로고./그림 4'그린카'의 공유차들이 도로 한쪽에 주차돼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 공유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국내 공유차 서비스는 그린카와 쏘카가 각각 2011년 9월, 2012년 3월에 사업을 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중 쏘카는 지난 2015년 SK와 베인캐피털 등에서 총 650억원을 투자받았고, 그린카는 KT렌탈에 인수된 이후 KT렌탈이 롯데그룹에 매각되면서 현재 롯데렌탈의 자회사가 됐다. 특히 SK는 최근 SK엔카 지분 전량 매각을 통해 중고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대신 공유차 사업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엔카가 국내 1위 중고차 매매 브랜드로 자리 잡았음에도 미래 수익원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자 과감히 포기한 것”이라며 “SK는 국내에선 쏘카와 카풀업체인 ‘풀러스’, 미국에선 공유차 업체인 ‘투로’에 투자하며 공유차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고민하는 현대차그룹도 최근 신규 자동차 수요처로 급부상한 공유차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공유차 시장 규모가 2030년엔 2,850억 달러로, 올해보다 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유차 업체가 보유한 자동차는 활용 빈도수가 높은 만큼 일반 개인 소유 자동차보다 운행 거리가 훨씬 길어 자동차 교체주기가 짧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공유차 서비스 확대로 2020년까지 자동차 주행거리는 지금보다 1.8%, 자동차 판매는 1.4%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공유차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점점 더 완성차업체 큰손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 협약을 맺고 수소차와 전기차 등 총 30대를 공유차 서비스에 투입한 데 이어, 올 4월부터는 현대캐피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전기차 중심 공유차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 8월 모빌리티 서비스 전용 브랜드 ‘위블’을 출시하고, 첫 사업으로 아파트 단지 등 대규모 주거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형 공유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블은 ‘내 차같이 쉽게 이용하는 우리집 세컨드카’ 개념을 내세웠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천왕연지타운 2단지 내에 쏘울EV, 니로, 카니발 등 위블 차량 9대가 배치돼 운영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유차 서비스는 젊은 소비층의 기호와 소비패턴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당장은 주 고객층이 20, 30대지만 향후에는 40대로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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