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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L체크] “남초에 남혐?” 배텐 청취자들은 왜 분노했나

입력
2017.12.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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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러브FM ‘배성재의 텐’ 홈페이지 캡처
SBS 러브FM ‘배성재의 텐’ 홈페이지 캡처

SBS 러브FM(107.7) 라디오 프로그램인 ‘배성재의 TEN’(배텐)이 청취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남초’(남성 초과)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배텐에서 ‘남성혐오’(남혐) 성향의 막내 여성작가 A모씨가 동참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A모씨의 성향은 지난 달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최근 성평등 기조의 페미니즘 비판에 앞장 서온 배우 유아인을 비난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리고, 남성 비하 발언 등으로 도마에 오른 가수 연습생 한서희의 인스타그램을 실명으로 구독(팔로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배텐의 대다수 청취자인 남성들은 “남초 라디오 프로그램에 어떻게 ‘남혐’ 작가가 있을 수 있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A모씨는 지난 9월에도 ‘남혐’ 성향을 의심 받은 바 있다. 카카오 인터넷방송인 팟플레이어 생중계 도중 그가 ‘여성시대’ 커뮤니티 회원이라는 게 우연히 밝혀지면서다. 여성시대는 주민등록증 인증 등 소정의 과정을 거쳐서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카페다.

A모씨의 ‘남혐’ 논란이 표면화하면서 배텐 진행자 배성재 아나운서까지 진화에 나섰다. 배 아나운서는 지난 5일 배텐 카카오TV 중계에서 “저희 ‘배텐’은 남자분들, 여자분들 누가 듣던지 즐거운 방송을 하려는 것이지 편을 가르거나, 한쪽을 노엽게 하는 목적은 가진 적 없다”며 “특정 성향이 방송에 반영된 적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하지만 이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으로 되돌아왔다.

SBS 러브FM ‘배성재의 텐’ 홈페이지 캡처
SBS 러브FM ‘배성재의 텐’ 홈페이지 캡처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A모씨는 지난 7일 배텐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앞서 불거진 논란들에 대한 해명과 함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배텐 제작진도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야기해 죄송하다”며 “A모씨를 타 프로그램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배텐’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A모씨와 제작진에서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배텐 청취자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특히 배텐 대본에서 그간 반(半) 농담처럼 언급됐던 남성 청취자들을 향한 비하적 표현(‘오징어’ 등)들이 A모씨의 평소 성향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한 누리꾼은 6일 배텐 관련 온라인 게시판에 “남성들을 지질하게 묘사하고, 바보처럼 묘사했던 대본들이 더는 ‘우스갯소리’가 아님을 알게 돼 진심 역겹다”며 “돌이켜 보니 아주, 매우, 엄청 메스껍다”고 꼬집었다.

A모씨의 남혐 논란은 배텐 청취자들의 분노에서 갈수록 남녀 문제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8일 트위터에는 ‘SBS_막내작가_부당해고’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배텐 제작진의 이번 결정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kllth****’은 이날 “여태 방송에서 (극우 성향의) 일간베스트 로고를 수도 없이 내보낼 때 (SBS가) 관련자를 색출하고, 해고한 적은 없었다”며 “(그런데) 단순히 여성 카페에 가입돼 있는 여직원은 한 번에 부서 이동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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