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나형 1등급 7.68%로 껑충
최상위권ㆍ상위권 구분 어려워져
사탐 경제 한 문제 틀려도 3등급
하향 안전 지원 ‘도미노 예고’
서울대 경영학과 395~397점
연대 의예 396점대 예상 합격선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11일 공개되면서 정시를 노리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영어영역 1등급 학생수가 대폭 늘어난데다 국어와 수학 영역 역시 상위권 학생수의 증가로 전반적인 변별력이 작년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상위권의 경우 인문계는 수학이, 자연계는 과학탐구가 당락을 가르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경우 작년과 비교할 때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에서 134점으로, 1등급 컷이 130점에서 128점으로 각각 하락해 올해가 더 쉬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 역시 작년보다 늘었다.
수학은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나형의 ‘킬러 문항’이 여느 해보다 더 어려워지면서 1등급을 차지한 상위권 학생 비율이 크게 늘어난 현상이 생겼다. 실제로 나형의 올해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0.04%포인트 줄어든 0.11%였지만, 최고점은 137점에서 135점으로 하락했고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도 4.74%에서 7.68%로 증가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고 난이도 문항이 전년에 비해 훨씬 어렵게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학생 중에서도 풀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며 “만점에 준하는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는 최상위권과 상위권 구분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학 나형은 2등급도 126~128점으로 불과 2점 차이 밖에 나지 않아 1문제 차이로 등급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가형의 경우 최고 점수는 130점으로 전년과 동일했고 만점자 비율은 0.07%에서 0.10%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했다.
처음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영역의 학생은 1등급 5만2,983명(10.03%), 2등급이 10만3,756명(19.65)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이 1, 2등급에 포진한 것이다. 상대평가였던 지난해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4.42%였으며, 90점 이상 득점자를 1등급으로 환산했을 때도 7.8%에 그쳤었다.
탐구 영역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ㆍ불리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는 과목간 1등급 커트라인의 점수폭이 63~67점으로, 63~66점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하게 나왔다. 하지만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법과정치, 경제과목 등 6개 과목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점자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경제 과목의 경우 1등급 비율이 11.75%에 달하는 반면 2등급은 아예 존재하지 않아 1문제만 틀려도 3등급으로 떨어진다.
과학탐구의 경우 물리Ⅱ와 지구과학Ⅰ의 최고점이 각각 71점, 66점으로 나타나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과목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상위권의 경우 하향 안정 지원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수능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비슷한 점수대에 있는 경쟁자가 많아져 치열한 눈치싸움과 함께 하향 안정지원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상위권은 표준점수 최고치가 높은 과목에서 승부가 갈리는데 자연계의 경우 과탐이, 인문계의 경우 수학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위권에서 시작된 하향지원 경향이 중ㆍ하위권에도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예측되는 가운데 동점자 기준을 비롯한 지원 대학별 모집요강의 숙지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영덕 소장은 “서울대의 경우 동점자에 대해서는 학생부 교과성적을 반영하고 다른 대학은 자연계와 인문계에 따라 탐구 영역별로 과목별 반영수치를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자신의 영역별 점수와 입시요강의 유불리 사항을 면밀히 따져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수능 표준점수 기준 합격선으로 서울대 경영 395~397점, 서울대 의예 395~397점, 연세대 경영 392~395점, 연세대 의예 395~396, 고려대 경영 391~395점 등을 예상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