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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처가에 도움 받고, 용돈은 본가에 더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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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처가에 도움 받고, 용돈은 본가에 더 드린다

입력
2017.12.13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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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늘며 처가 의존 추세 강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41)씨는 명절 때 친가보다 처가에 가는 게 차라리 더 마음이 편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친가를 가면 시부모 눈치를 보는 아내의 불편함이 그에게도 전해지고, 아이들 역시 자기들을 키워 준 외조부모와 더 가깝기 때문이다. A씨도 계속 반찬을 보내주는 장모의 음식이 입에 더 맞다.

맞벌이 부부가 육아와 집안일을 처가(아내의 부모)에 의존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통계청은 12일 가족ㆍ인구ㆍ건강ㆍ교육ㆍ문화ㆍ여가 등의 주제를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7’을 발표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처가(친정)로부터 집안일이나 육아 지원을 받은 비율은 2006년에 비해 대폭 높아졌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2006년에는 14.0%가 시가로부터, 17.0%가 처가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는 7.9%가 시가로부터, 19.0%가 처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시가에서 집안일과 육아 도움을 받는 비율이 10년새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셈이다.

시가에 1주일에 1회 이상 연락한 비율은 2006년 79.4%에서 지난해 71.5%로 하락했다. 반면 처가는 72.9%에서 73.4%로 늘었다.

지난해 시가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한 비율은 30.6%, 처가에 지원한 비율은 24.9%로 여전히 시댁 중심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0년 전에 비해 시가에 대한 지원 비율(31.2→30.6%)은 줄어든 반면 처가에 대한 지원(17.6→24.9%)은 늘었다.

이처럼 각종 가족 활동의 중심이 시댁 중심에서 처가로 옮겨 간 배경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며 가사노동이나 양육 등에서 처가(친정)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처가로부터 여러 가지 가사ㆍ양육 관련 도움을 받고 있으면서도, 사는 곳은 여전히 시가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은 이어졌다. 양가 부모와 떨어져 사는 거리를 조사했더니 지난해 기준 시가로부터 걸어서 15분 거리 안에 사는 비율이 13.7%, 처가에서 도보 15분 이내 비율이 9.1%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2006년(시가 8.4%, 처가 7.3%)보다는 그 비율이 모두 증가했지만 여전히 거주지 선택에서 시가 중심적 흐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초등학생이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고, 남자 청소년의 비만 비율도 국제 비교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초등 4~6학년생의 91.1%, 중학생의 82.5%가 온라인ㆍ모바일ㆍ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과몰입군 비율은 0.7%, 과몰입 위험군 비율은 1.8%였다.

체질량지수(BMI) 기준 남자 청소년 비만 비율은 2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4.3%)보다 높았다. 그러나 여자 청소년 비만 비율은 14.1%로 OECD 평균(22.1%)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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