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이초희는 SBS ‘사랑의 온도’의 최대 수혜자나 다름없다. 극중 이현수(서현진)의 보조작가 황보경으로 변신,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귀여운 사투리는 물론 김준하PD(지일주)와 알콩달콩 로맨스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온수커플’ 양세종-서현진 못지않은 사랑을 받으며 주목 받았다.
-황보 작가 보는 재미로 ‘사랑의 온도’를 끝까지 시청했다.
“하하하 감사하다. 현진 언니 덕분에 경의 사랑스러운 성격이 잘 표현됐다. 시청자들이 내가 갤주라고 해줘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경은 따뜻하고 의리 있는 캐릭터였다. 실제로도 밝으면서 조곤조곤 할 말 다 하는 스타일이다. 돌려 말하는 걸 잘 못한다.”
-사투리가 정말 사랑스러웠다.
“인물 설명에 경은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예대를 갓 졸업하고 보조작가 하는 친구라고 써있었다. 왠지 경은 사투리를 못 고쳤을 것 같았다. 난 대구 출신이지만 전국 8도를 돌아다니면서 살았다. 열 살 때 서울로 올라와 사투리를 거의 까먹은 상태여서 내 식대로 표현했다.”
-지일주와 연기하면서 설렌 적은 없나.
“실제로 설렌 적은 없다. 서로 티격태격 하다가 사랑이 싹 튼 사이 아니냐. 분명히 말하지만 경은 김준하 감독에게 설렌 거다(웃음). 미운 정 든 스타일! 일주 오빠와 서울예대 선후배 사이로, 평소에도 알고 지냈다. 편하게 의견도 공유하고 호흡이 정말 좋았다. 학교 다닐 때라면 선배라서 어려울 법도 한데, 난 이미 학교를 그만뒀다. 사회 나가면 다 똑같지 않냐.”
-서현진과 워맨스도 최고였다.
“언니는 정말 좋은 배우다. ‘내가 선배니까 후배한테 가르쳐줘야지’ 이런 게 없다. 배우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존중해줬다. 촬영하는 기분이 안 들 정도로 재미있었고, 연기 외적으로도 배울게 정말 많다. 피곤하면 예민해질 법도 한데 짜증 한 번 안 냈다. 연기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심지어 피부도 좋다. 언니한테 ‘방귀는 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단점이 너무 없으니까. 최고다.”
-옆에서 본 하명희 작가의 매력은.
“대사가 약간 시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보통 친구랑 만나서 사랑 얘기를 하지는 않지 않나. ‘너무 아팠어’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 이런 대사를 봤을 때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후반부에 내 분량이 많이 늘어날 줄은 몰랐다. 통화하다가 작가님이 ‘슈퍼 그레엣!’이라 외쳐줘서 큰 힘이 됐다. ‘잘 하고 있구나’ 안심됐다. 종방연 때도 ‘잘했다. 고생 많았다’고 해줘서 감사했다.”
-남건 PD의 섬세한 연출에 감탄했다.
“감독님은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하게 해줬다. ‘싫어’ ‘그거 아니야’라고 한 적이 한번도 없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대사를 조금 바꾸거나 애드리브 할 때도 말하면 다 좋다고 해줬다. ‘반짝반짝’ ‘뼈다귀 해장국 먹으러 가자’고 한 것도 애드리브다. 새벽 1~2시쯤 촬영했는데, 리허설 때부터 해장국이 먹고 싶었다. 감독님이 잘 살려줬다.”
-시청률 1위로 시작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혹평도 많았다.
“안 아쉬웠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난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수밖에 없다. 시청률은 시청자들의 몫 아니냐. 자연의 섭리와 같다.”
-아역배우로 잠깐 활동했다고. 정식 데뷔는 2011년 영화 ‘파수꾼’이다.
“첫 데뷔작인 ‘파수꾼’에 애착이 많다. 그 전에 단편 영화를 많이 찍었지만, 장편 영화가 극장에 걸린 건 처음이었다. 역할은 조금 작았지만, 참여했다는 자체만으로 좋았다. 이 작품이 없었으면 ‘배우 길을 걸을 수 있었을까’ 싶다. 드라마는 ‘사랑의 온도’가 최고다. 언제나 현실에 충실하게(웃음).”
-올 한해 돌아보면.
“알찬 한해였다. ‘사랑의 온도’ 촬영 전 휴식기가 길어서 그랬는지 촬영장이 정말 행복했다. 7~8개월 동안 오로지 나를 위해서 살았다. 고양이, 강아지 돌보고 여행 다니면서 쉬고…. 웃고 놀면서 좋은 기운 많이 얻고 좋은 작품 하니까 시너지가 난 것 같다. 남들이 봤을 때 올해 작품 수가 하나 밖에 없지만 행복한 한 해 였다.”
-귀여운 이미지 굳혀지는데 대한 걱정은 없나.
“또 귀엽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해도 상관없다. 어렸을 때 잠깐 한 이미지가 굳혀지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 돌이켜보면 경이뿐만 아니라 ‘운빨로맨스’ 달님, ‘육룡이 나르샤’ 갑분이 모두 사랑스러웠다. 나 혼자만 굳어진다고 생각한거다. 아직도 나는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낯선 얼굴이다. 내가 걱정하는 만큼 하나로 각인돼 있지 않다는 걸 알았다.”
-주연 욕심은 없나.
“주?조연을 가리고 싶지 않다. 역할에 크고 작음을 나누는 건 너무 잘못된 것 같다. 경이도 한회 2~3신 나왔는데 점점 분량이 늘었다. ‘긴 호흡을 이끌어 가는 건 어떨까?’ 궁금하긴 하다. 아직 기회가 없었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30대 배우 이초희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30대 되는 게 좋다. ‘30대는 뭐가 다를까?’ 항상 궁금했다. ‘숫자 하나 바뀌는 건데 느낌이 왜 다를까?’ 이제 알 수 있지 않냐. 다른 외적인 요인 때문이 아니라 연기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욕심내고 잘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지치지 않고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 보는 분들도 같이 행복해지게 말이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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