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여자농구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대한 걱정은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최근 통합 5연패를 이룬 우리은행은 2017~18시즌 개막 직후 이상 징후를 보였다. 주전 센터 양지희(은퇴)의 공백과 갑작스러운 외국인 선수 2명의 부상으로 모두 교체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 개막 2연패에 빠졌다. ‘천하의’ 위성우(46) 감독조차 “계획대로 되는 시즌이 아니구나”라고 한숨을 쉬며 위기를 직감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은행은 금세 안정을 찾고 선두 청주 KB스타즈를 매섭게 추격하더니 전반기를 마친 21일 현재 단독 1위(13승3패)로 마쳤다. 지난달 27일 부천 KEB하나은행전부터 20일 구리 KDB생명전까지 8연승을 달리며 KB스타즈(12승3패)에 반 경기 앞섰다.
우리은행은 주축 선수 김정은(30)의 어깨 부상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통합 5연패를 일궈낸 주역 박혜진(27)과 맏언니 임영희(37)가 건재를 과시했고, 나탈리 어천와(25)도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위 감독은 “첫 단추를 어렵게 끼우기는 했지만 선수들이 그냥 5연패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박혜진과 임영희가 중심을 잘 잡아줬고, 특히 임영희는 몸이 안 좋은데도 주장으로서 꿋꿋하게 버텨준 것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어천와를 두고 “이제 반(半) 우리은행 선수가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팀이 정상 궤도에 올랐어도 절대 방심은 없다. KB스타즈와 격차가 0.5경기에 불과하고, 선수층도 얇아 4주 공백이 예상되는 김정은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것도 점점 버거워질 수 있다. 임영희는 “KB스타즈와는 동률이라고 보면 된다”며 “마음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자농구는 20일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간다. 오는 24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는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창립 20주년을 기념한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WKBL은 올스타전 경기에 앞서 WKBL 20년을 빛낸 12명의 선수 ‘그레잇 12’를 초청해 기념식을 연다. 본 경기에선 팬 투표를 통해 선정된 선수들과 감독 추천 선수들이 핑크스타와 블루스타 두 팀으로 나뉘어 맞붙는다. 후반기는 27일 KEB하나은행-용인 삼성생명 경기로 돌입한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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